"어서 오세요 손님! 여기는 이야기찻집...! 너 진이구나? 황진이!"
"도와달라시는데 모른척 할수도 없고...해서 왔어요! 근데 왠 김치냄새?"
"어 방금 밥 먹었어. 넌?"
"나도 안먹었어요. 주세요."
"없어."
"으이그 예나 지금이나 독특하게 못된 언니! 내가 할 일은 뭐죠?"
"니가 젤루 잘하던거 있잖아?"
"여기까지 와서 공부하라구요?"
"나랑 농담하냐 시방 니가?"
"알았어요. 나이 먹고 명 짧은데 비트코인만 억수로 많은 노친네 꼬셔드릴까요?"
"그런 거창한거 필요없고...이 찻집에 오는 손님들 좀 말랑말랑하게 맹글어서 단골 좀 되게 혀봐. "
"에게....그게 뭔 돈이 되간디? 에궁, 언니가 끝물이라고 나도 퇴물인줄 아셔?"
화린: (속삭이듯) 저기 손님 왔다! 가 봐! 홧팅!
황진이: 오...귀엽게 생겼는데...?
화린: 아! 진이야! 여긴 이야기찻집인게로 손님이 이야기 해달라카믄 아무 이바구나 한 토막 해줘라잉?
손님: 어? 못보던 아가씬데..첨 왔어요?
황진이: 옆에 앉아도 되죠? 뭐 드실래요?
손님: 숭늉에 깍두기요. 아! 일전에 쥔장이 단골되면 계란탕 끓여준다고 했는데?
황진이: (혼잣말) 아우...이 언니 손님들 길을 어캐 들인거야? 계란값이 리플보다 비싼데...
화린: 네! 손님 지금 나가요~!
손님: 오! 쥔장 솜씨 있으시네~? 아가씨! 뭐라고 부를까요?
황진이: 본명은 황진이고 닉네임은 갑순이요. 그쪽은요?
손님: 본명이 더 낫네! 아 이 마을에서 내 닉은 고추잔치죠.
황진이: 풉! 닉이 생생해요! 증말 멋지다아~!
고추잔치: 오늘 이야긴 뭐죠? 아가씨도 이야기할줄 알아요?
황진이: 제가 예전에 어느 스님하고 썸 탄 이야기 해드릴까요?
이건 아무한테도 안한건데...고추님이 귀여워서 특별히...
고추잔치: 거 재밌겠네요! 얼른얼른!
황진이: 그 젊은 스님이 닉네임, 아니 법명이 요성스님이던가...건 중요찮고 젊은 스님인데 십년동안 암자에서 꼼짝도 않고 참선만 한 스님이지 뭐에요? 아니 그럴려면 이 달콤하고 질펀한 이 세상에 왜 태어났냐고~?
고추잔치: 그러게요?
황진이: 내가 그런건 또 못참죠. 내가 가서 한방에 파계시켜버렸다 아임까? 그래서 그때 그 스님이 나한테 고목 쓰러지듯 무너지면서 외친 한마디가...
고추잔치: 한마디가?
황진이: 십년공부...도로아미타불이로다! 스벌...ㅠㅠ
고추잔치: 아! 그 말이 거기서 나온 말이구나! 도로...는 무슨 뜻인데요?
황진이: 도로(徒勞)는 헛수고-란 뜻이죠!
고추잔치: 오옷! 아가씨 생각보다 지식인? 아미타불은?
황진이: 아미타불(阿彌陀佛)은 흔히 서방정토에 계신 부처님이라고 하는데...
그 부처님이 스티밋에 고래같이 생각되는지...잘 보이려고 그저 아미타불 아미타불 외우는거 들어봤죠?
그 스님도 십년간 아미타불에 보팅했으니 당연히 서방정토에 갈줄 알았겠죠?
그런데 나한테 넘어가면서 한방에 다운보팅 당했다고 생각하는거죠.
고추잔치: 오...서방정토는 어디 있는건데요?
황진이: 사바세계에서 십만팔천리 떨어진 곳에 있다죠? 고추님! 아니 고추잔치님-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요?
고추잔치: 그럼 지구 밖 대기권쯤?
황진이: 십만팔천리는 메타포죠! 열가지 惡과 여덟가지 邪삿된 마음을 떠난 곳-그곳이 서방정토라는 뜻!
고추잔치: 아..그럼 마음이 맑은게 서방정토네요? 그럼 아미타불은...
황진이: 마음이 맑으니 바로 그 주인공이 아미타불이죠.
화린: 아까 그 손님하고 많이 친해졌어? 뭔 이야길 길게 하데?
황진이: 맑고 착한 총각이더라구요.^^ 자주 오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