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아! @lanaboe~! 오늘도 오셨네요. 잘 왔어요.
라나보에: 쥔장께서 아직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저 남자분은 혹시...?
파블로: 맞아요! 나 파블로입니다. 어제 불운하게도 여기까지 오셔서 앙리 따위를 만나셨다고 들었습니다.
잊어버리세요 그 친구는...아마 내 악담이나 해댔겠지! 자긴 내세울게 없으니...
여기 앉으시겠어요? 당신이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파블로가 커피를 대접하겠습니다.
가만...성함이?
라나보에: 라나보에..
파블로: 알아요 라나보에! 그냥 당신의 입을 통해 그 예쁜 이름을 듣고 싶었을 뿐!
당신의 그림-저에게도 보여주시겠어요?
라나보에: 파블로! 당신에게 제 그림을 보여줄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 떨리는데요?
파블로: 이건...펜으로 그린 그림이군요? 왜...색을 쓰지않습니까?
라나보에: 글쎄요? 왜 그럴까요? 당신의 눈은 제 깊은 곳을 다 볼 수 있을텐데...
파블로: 이미 제 눈을 보셨군요. 너무 오래 보면 위험해요. 내 왼쪽 눈은 형상을 보고 오른쪽 눈은 사랑을 본답니다.
아....당신은 섞는 걸 원하지 않아. 믹스커피 별로죠? 비빔밥도 별로일걸요?
색은 서로 섞이려 들죠. 발정난 물감처럼 서로를 향해 침을 흘린단 말이지.
그러나 펜은 달라요. 수백의 선이 모여도 그건 하나일뿐! 당신은....외롭군요! 스스로 선택한 외로움!
라나보에: 훗! 저 유부녀에요. 사랑하는 아이도 있죠.
파블로: 그렇겠죠. 당신처럼 고운 여인을 놔둘 세상이 아니지. 하지만 저 깊은 곳의 당신 모습은 여전히 외롭단 말이죠.
이 그림을 봅시다. 이 소녀....여러 소녀 같지만 한 소녀네요. 그리고..곰과 함께 합니다.
아이와 곰-바로 고독한 존재의 패턴이죠. 자기를 둘로 나눠서 외로움을 삭이고 대화하는 방식...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근본적인 외롬이 치유될 수 있을까요? 아니지 아니야...다음 그림 있나요? 라나.
황진이: (커피를 거칠게 테이블에 놓으며) 커피 나왔어요.
파블로: 진이? 우아하게 놓아줬음 좋겠어. 이 좋은 커피를 두 방울이나 튀었잖아.
라나가 발전하기 위해---그 의식이 무한우주로 확장하기 위해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바로....자신을 둘로 나누는 내면의 장난이 끝나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서-우린 꿈의 나라에서 발을 빼게 되죠.
내 안에 있어서 날 안심시켰던 그것! 이 사라집니다.
그것은 밖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보이지만 실은-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죠. 당신은 스스로 불안을 초대합니다.
라나보에: 파블로! 난 이제 어른이 되었죠. 내 곰, 내 꿈의 공간은 이제 사라진걸까요? 이 그림을 봐주세요.
파블로: 당신의 꿈, 당신의 곰은 작고 앙증맞았었죠? 그러나....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꿈을 다시 만났을 때-서로 놀라게 되죠. 놀랍도록 커져있는 곰을 다시 만나게 되니까. 마치 토토로처럼 말이에요.
라나보에: 토토로? 파블로는 그것을 보았을 리가 없는데?
황진이: 여긴 시간이 제멋대로 휘어진 공간이랍니다. 라나. 내가 여기서 노트북으로 토토로 보여줬어요.
괜히 보여줬나봐? 작업맨트로나 써먹고...
라나보에: 내가 느끼든 못느끼든 내 안의 곰은 자라고 있었던 거네요!
파블로: 네! 실은...이건 비밀인데요. 그 곰은 원래부터 작지 않았답니다. 당신의 눈으로 담을 수 있는 만큼만 보여지는 것이죠.
반대로-곰의 입장에서 본 당신을 내가 보여드릴까요?
라나보에: 그게..가능한가요? 네!
황진이: 이제 별 그림으로 되도않게 작업질하고 있네. 그건 소녀잖아! 파블로!
파블로: 라나-당신은 아직 소녀랍니다. 당신의 본체는 훼손되지않은 청정함 그대로죠. 저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도 하늘은 그대로이듯!
당신이 안고 있는 저 새-저 곰...마찬가지죠. 당신의 본체를 상징하는 형상입니다. 이 그림은 예전에 그린거지만-아마도 우린 이상한 공간에서 이미 서로를 만났던 모양이네요. 내가 이 소녀를 그렸던 것을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