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썩은게 뭔지 알고 말하는거요? 쥔장! 썩은 세상에서 눈을 돌려 잠시의 쾌락으로 눈도 귀도 붓도 돌리는 부류들의 작품이 썪은 것 아닌가? 멀리서 찾을 것도 없네! 여기...그런 화가 한분 계시니...
이거 당신 앙리 작품 맞지?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세상-이런 춤이 나오는 세상이요? 당신은 자기 마음을 속이고 있어! 저 춤추는 이들도 고개를 못들고 있지? 저건 위선의 춤이며 가식의 춤짓임을 그리면서도 통감하고 있었던거야!
앙리: 자넨 성스러움이 뭔지도 모르는듯 하니 말할 것이 없네! 저 춤추는 이들은 이미 깊은 사마디의 상태에서 춤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지! 자네가 춤의 근원을 알고 하는 말인가? 술과 담배연기 흥건한 곳에서의 난잡한 춤과 저것을 하나로 보고 말하자는 것인가?
쥔장: 자자 앙리, 흥분을 식히게나. 이봐 파블로! 자네 시선이 예리한건 알겠는데...주제를 앙리 쪽으로 돌리지 마. 지금 자네 그림에서 풍기는 썪은 냄새를 이야기하는거야.
자네 이 그림들-주인공들이 눈이 없어! 있어도 뜨지 않으니 없는 것이나 다를바 없지. 세상이 그렇게 보기가 두려운가?
아니 두려운게 아니라 더러운건가? 그 더러움을 보는 자네 눈은 깨끗한 것일까?
자네 안의 무엇이 세상을 어둡게 시체들이 거니는 할렘가처럼 느끼게 한 것일까?
온통 무력하고 눈 멀고 굶주리다 못해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이 존재들....이 심연같은 푸른 색은 무엇을 의미하나?
핏기가 사라진 것을 과도하게 상징하고자 청빛을 썼겠지? 핏기는 양분이고 생명의 자원인데 그것이 빠져나간 세상....
그것이 빠져나간 시선....이거 아나? 파블로! 청색은 원래 결핍의 칼라가 아니라네!
파블로: 청색은 결핍이고 죽음이요! 누가 뭐래도.
쥔장: 청색은 희망이고 꿈이며 젊음의 빛이라네! 꿈도 젊음도 잃어버린 청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