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이 과거를 떠올리면서 눈의 초점이 아득해질 때는 동공마저 희미해지는 것 같다.
고갱: 황진이! 내가 오늘은 쓸데없는 소릴 좀 하려 하오. 고백...이랄까? 정말 부끄럽긴 하오만...
황진이: 오늘쯤 고백 나올줄 알았어요. 나도 수많은 남정네 고백 받다보니 이젠 촉이 섰다고 할까?
고갱: 실없는 소리 말고. 난 타고난 장사꾼이요! 화가이기에 앞서. 내가 타히티에 간걸 너무 멋있게 보지 마시오. 다 대책을 마련하고 간 것이니.
황진이: 어...고백한다는게 그럼...
고갱: 난 파리의 화상과 계약을 맺고 떠났지.
매년 25점의 작품을 보내는 조건으로
월 300프랑(약 150만원 이상) 작업비를 받고
각 작품당 200프랑을 받고
미술재료를 무상으로 받는다....어때? 괜찮지 않소? 껄껄껄!!!
황진이: 오! 그런거였어요? 뭐 성스럽진 않지만 당신답네요. 현실적이고.
고갱: 그런데 제길! 그 화상이 죽어버렸어! 돈줄이 끊어졌다고 할까? 난 파리에 있는 친구들한테 내 그림을 보내고 팔아달라고 간청을 해야했어. 참 신세 드럽더구만.
이런 그림을 보게나. 이 시절 내 심정이 드러나있지. 이 여자의 눈빛은 불만에 가득 차 있지않나? 후후후! 내 팬들은 그런 내 타는 속도 모르고 열대의 원시성을 잘 표현했네..라고 말해준다지만...그게...
황진이: 가만! 그 그림은 비슷한 걸 본적이 있는데? 요거!
고갱: 자네도 알다시피 여자들 모델 세우는것도 공짜로는 어림도 없는것! 그러니 한번 세워놓은 여성 들 자료로 몇개의 작품을 뽑아내야했지. 그게 경제원리 아니겠나?
황진이: 와...당시 타히티엔 여인들이 이렇게 가슴 내놓고 다녔어요? 좋았겠다~~~!!! 당신!
고갱: 큭! 웃기지 마쇼. 저런 여잔 없었어. 내 상상이지. 그게 화가의 자유라면 자유랄까?
황진이: 당시은 그럼 처음부터 타히티를 갈 때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 간거였어요? 폼 잡지 말고 당신답게 고백해봐요.
고갱: 난 맹세컨데 폼 잡고 위선 떤 일은 없소! 난 어느 날 타히티여인의 사진을 보았지.
이 사진! 이걸 보는 순간 내 가슴은 열망으로 타올랐어! 진짜라고! 난 내 눈으로 그 여인들을 보고 싶었어. 여인들...
그리고 결국 난 수많은 타히티 여인들을 그렸지. 내가 돈때문에 그렸다 할지라도...내 혼 속에는 타히티의 혼이 스며들었어!
난 술먹고 깽판도 치고 친구들한테 작품도 강매하고 온갖 인간으로서의 지랄은 떨었지만...내 그림에 대해선 자부심 한점도 상처받고 싶잖소! 보시오! 이 작품... 이건 내 영혼과 타히티의 영혼의 장엄한 섹스였어!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건....1897년...외로움과 가난...게다가 내 딸 알린느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나,난 자살하려 했어. 도무지 사는 의미가 없었지.
내가 세상에 저질러놓은 그 모든것은 더럽고 욕심이 그득하고 그러면서도 처절하게 가난한 결과만을 초래했어. 마치 하늘이 날 벌주는 것처럼...내가 죽으려고 준비를 마치고는...난 가만히 앉아 숨을 쉬며 내 인생을 돌아봤어.
결국 난 무언가?
난 도대체 어디서 온 존잰가?
그리고 알린느는 어디로 갔을까? 내가 죽으면 난 어디로 가는걸까?
내가 내 딸을 만날 수 있을까? 그 아이에게 못해준 아빠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줄 수 있을까? 오...제발!
난 그 거대한 원초적 의문 앞에 직면했지.
그걸...그려야 했어. 그런거 보면 난 천상 화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