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음악인이 와도 되나요?"
여: 안될건 없죠. 여긴 예인을 위한 아지트니까요. 잘 생기셨으니 봐드리고 싶지만- 실내에서 담배는 안되요.
남: 아! 피는 시늉만 하는거요. 끊은지 1년 됐죠. 난 에릭이라고 합니다. 그쪽은?
여: 손님으로 왔다가 부탁을 받아 졸지에 이 찻집을 지키고 있는 마포하이디라고 해요. @ohthisisit !
못하는것도 없지만 딱히 뾰족한 것도 없는 하이디...그래도 이 동네에선 꽤 알려졌죠. 히힛!
음악인은 처음이군요. 노래? 연주?
에릭: 둘 다 하죠. 제 명함 하나 드릴게요. 이거 아무나 안드리는데...하이디 인상이 좋아요. 오노보다 훨씬 나은데?
하이디: 아! 당신...친구 조지 해리슨의 여자를 가로챘다는 그 악명높은 뮤지션이군요?
아..바람둥이 야레야레~!!
에릭: 뭐라고 표현해도 좋지만...난 패티를 본 순간 모든 것이 다 무의미해졌지. 명예도 친구도 지구도...오직 그녀만이 떠올랐소.
조지와 그녀가 함께 있을 때-난 그날을 잊을 수 없어. 패티는 조지의 등 너머로 날 보았단 말이요.
난...그녀의 눈빛 속에 비어있는 틈을 보았다오. 그 틈...마치 블랙홀처럼 날 끌어들였지.
하이디: 인생은 빈틈으로 가득 차 있고-사랑도 그 빈틈의 하나죠. 그런데 아침을 막 먹으려던 참인데 먹으면서 들어도 되죠?
에릭: 호오! 아가씨 정말 매력있는걸? 패티랑 헤어진 후 처음 느끼는 묘한 느낌이...나도 와인 한잔 주시겠소?
하이디: 꼴꼴꼴~~(와인 따르는 소리) 패티와 함께 하던 시절은 어땠어요? 생각보다 엄청난 행복은 아니었죠?
에릭: 물론 기대했던 것처럼 미친듯행복한건 아니라지만...아뇨. 행복했어요. 그녀와 저녁이면 사교파티에 가곤 했죠.
알다시피 그녀는 모델이었고 나갈 준비하는데에 두 시간은 걸렸던 것 같아요. 그 시간에 난 지루해서 1층에 내려가 있었지.
그러다가 갑자기 내 입에서 흥얼거림이 나왔고...아마 너무 지루해서 였을테지만..ㅎㅎ
난 15분 사이에 곡을 하나 만들었다오. 바로 이거요.
내 인생곡이 되었지.
하이디: 당신..정말 천재네! 어쩌면 이렇게 말하듯 숨쉬듯 노래하고 연주해요? 아...이 키타의소린...
마치 당신의 손가락 끝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아. 그녀와 끝까지 갔나요? 뭐 물어보나 마나지만.
에릭: 끝났지요. 하지만 그녀와 함께 했던 바하마에서의 1년은-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이었소.
그래서 후회없지요. 패티도 그렇게 말하더군. 후회할 것은 하나도 없다고-그 순간순간 충실한 삶이었다고.
하이디: 맞아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워낙 강렬하죠. 하지만 사랑은 변해요.
온도도 변하지만 사랑의 형태가 변하죠.
당신은 잘 숙성된 와인같은 사랑은 맛보셨나요? 나이든 분들이 노년에 느끼는 그런 사랑 말이죠.
에릭: 그,그게 말이오. 새로운 사랑은 늘 새로운 심장을 바운스하면서 시작되죠.
가령...당신, 하이디와 내가 바하마에 간다면 어떨까?
난 이미 그곳의 따사로운 바람에 머리칼이 흩날리는 당신이 떠오르고 있소.
하이디: 에릭! 그 곳에서 날 위한 노랠 지어주실 수 있어요?
에릭: 물론이죠! 약속하오. 아, 난...당신이 그 약속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하이디: 내 약속의 증표로 이 올빼미를 드리죠.
에릭: 그럼 언제 우리 떠날까요?
하이디: 당신의 스물아홉번째 생일파티를 거기서 하기로 해요!
에릭: 난 이미 그 나이가 훨씬 지났는데...?
하이디: 그래요? 아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