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럭!! 쿨럭!!”
헛기침이 아닌- 진짜 가래가 끓는 기침을 하고는 한 청년이 찻집 문을 열었다.
개대리: 뉘신지 모르지만 예사롭지 않군요. 생김이...
남: 사람을 찾고 있소이다. 이렇게 생긴...금홍이라는 아인데-
개대리: 이런 여자..? 이여자가 누군데? 당신은 누구요?
남: 내가 누군지가 뭐 중요하오? 그냥...아! 이상이라 불러주시오. 난 이 여인을 찾아야 하오.
내가 은애하는...이런데서 일할 거라고 생각은 않소마는...
개대리: 아니 말하는 것 보소? 왜 이런 데가 어떤 곳인데? 여기가 뭐 이상한 여자들 우글대는 그런 다방인줄 아셔?
이상: 제발 그런 식으로 말꼬린 잡지 말아주오. 아까 그 사진은 5년전 사진...지금은 이런 모습이라오.
개대리는 표정이 변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돌려 공연히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개대리: 몰라! 그런 여자.
그 때-황진이가 10키로쌀을 사서 안은 채 들어왔다.
황진이: 아구구 무거워~개대리! 이것 좀 받아 줘어~!
이상은 그녀를 보고 눈이 커졌다.
황진이: 이긍, 이 무거운 걸 자기가 좀 갖다 오믄 안되나? 남자가 힘 아꼈다 멋에 쓸라고! 어디 쓸데도 업는거 잘 아는뎅..
아고, 손님 오셨네? 안녕하셔요! 왜 아니 앉으시고.. 날...아셔요? 어이 그런 촉촉한 눈으로 보신댜?
설레게스리...앉아요 커피 드릴텐게.
이상: 금홍아!
황진이: 금..홍? 뭔 세발낙지 묵다 뼈다구 씹는 소리여? 아! 내가 그쪽 옛날 애인 닮았슈? 으구...이쁜 여자 사겼네? 꼴에?
쥔장: 진이야! 손님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여기 커피 갖다드리고 이야기 들어드려. 여기가 그런 곳 아니더냐.
이상: 당신이 금홍이라는 이름을 버리고..나를 잊은 채 하는거 이해하오. 당신은 조류(鳥類)였고 나는 기둥서방이었으니. 그래..제비다방을 떠나 바로 여기 온 거요? 내가 당신 없이는 못 산다는거 알고 있었을텐데...
황진이: 하 나 참! 별....알았으니 커피 드슈! 쥔장봐서 내 참네. 그래 그 금홍인가 하는 여자가 어땠는데?
이상: 당신은 조류인데-가끔 미닫이를 열어 창공을 보면서도 고운 목소리로 지저귀지 않았지.
그 파르스레한 주둥이로 쌀알 밥알도 넘기려 하지 않았어. 죽으려만 하고 날줄만 알고 ...내겐 발자국을 남기지 않았어. 미운 새...! 당신!
황진이: 당신이 능력이 개털이었나보지, 뭐 안 봐도 비디오네! 그러니 아고 내 팔자야 하며 다방 돌려보다가 손님 받아보다가 서러우면 죽어버리려고도 했것지.
이상: 당신 그래도 하루에 한 손님 이상은 아니 받는다고 내게 약조를 한건 고마웠어.
난 당신이 나가면 당신의 코띠분곽을 열어 지분 냄새를 맡으며 아해처럼 기다렸지.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던지...
황진이: 이 사람아! 능력 없으면서 왜 사랑을 해? 왜 여인의 맴을 훔쳐?
이상: 파이브 한대 할게. 당신은 일 나가면서 내게 머리 안 아프는 약이라고 아스피린을 줬지. 먹고 쉬라고...
그게 수면제인걸 알았지만 난 서운하진 않았어.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당신이 내게 주는 은밀한 써비스!
황진이: 읍......ㅠㅠ 당신..그걸 알았던 거야? 그게 수면제인줄?
이상: 괜찮아! 날 번뇌하지 않게 해주려는 걸 난 알았어. 다만 난...우리가 처음 불붙었던 그 사랑의 자리로 단 한번이라도 돌아가 보고 싶었어! 나도 조류가 되고 싶었지. 날개를 달고...
황진이: 그래서 나한테 같이 죽자고 한 거야?
이상: 같이 뭔가 할 수 있는 확실한건 그 것 뿐이었잖아? 그건 닦은 은화처럼 명징한 생각이었고-
난 네게 은근하게 말했지. 같이 죽자고. 저 아스피린을 한꺼번에 같이 먹고 몸을 벗어나자고.
황진이: 그랬더니-내가 뭐래? 기억 나?
이상: 그걸 어떻게 잊겠나? 당신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면서 소리쳤어. 닭!
황진이: 닭...
이상: 통닭이 먹고 싶어서 죽을 수 가 없다고 했지! 난...그 말 잊지 못해!
개대리: 어이! 이젠 신소리 그만하고 일어서지? 아니면 내가 납작하게 밟아서 밖에 던져줘?
이상이 휘청거리며 나가는 것을 보고 쥔장은 커피잔을 치우며 황진이에게 물었다.
쥔장: 잘했어. 저 사람은 어느 정도 치유되었을 거야. 진이는 기분이 어때?
황진이: 이 곳이 시간도 공간도 무너진 곳인 줄은 익히 알았지만...흑...ㅠㅠ 사람의 존재성마저 흔들리고 뒤섞이는 곳인 줄은 몰랐어요. 쥔장 미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