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공허한 동공 안에서 서서히 노란 불꽃이 피어나는 걸 황진이는 바라보았다.
고흐: 시앤이 돌아가버린 그녀 엄마의 집....난 그 문 앞까지 갔다가 한참을 서성이다가 다시 돌아왔소.
황진이: 그 문을 두드렸다면 오늘의 반 고흐는 없었을거야!
고흐: 난 생명이 사위어가는 기운에 소름끼쳤다오. 그 황량함...그 경직됨....
내가 안것은-존재의 문제를 다른 존재가 전적으로 해결해줄 수 없다는 거요.
난 착각하고 있었어. 내가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줄 알았지.
내가 단 한 사람도 구원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통감하자 오히려 개운해졌어.
이제 그리자! 내 그림에 색을 집어넣자! 난 왜 여태 나를 채우지 않고 밖을 채우려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던가?
황진이: 맞아. 당신은 남의 인생이라는 극본에 자꾸 참견하려 했던거야. 무례하게도!
고흐: 인정하오. 그들의 운명의 주인공은 그들이었지 내가 아니란걸 알았어.
테오가 물감통을 보내주었고..난 다시 희망으로 불타올랐지. 고향으로 돌아가 그림에 매진했소.
이 소를 그렸을때 너무나 기분이 좋았는데...젠장! 아무도 이 그림에 관심을 가지지않아.
도대체 어떻게 그려야 팔리는거요? 난 미치도록 알고 싶었어. 진이가 보기엔 어떻소?
황진이: 이 그림은 당신의 그림 속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거네? 오....엄청나요!
소의 혼을 끄집어내어 그 거죽에 발라놓은 것처럼 선명하네!
이런 그림이 팔리지않았다니..누군가 저주를 하고 있던 것일까요?
고흐: 몇백프랑만 준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어. 배고파서라기보다 너무나 목말랐다오.
인정받고 싶었어. 제발!!! 내 무엇이 모자라서 외면 받는지..그 비밀을 알고 싶었다오!
황진이는 운남커피 한잔을 더 따라서 그에게 주고는 일어서서 주방쪽에 있던 쥔장에게 갔다.
황진이: 쥔장! 저 소 그림 본 적 있어요? 대단하지 않아요?
쥔장: 저거...경매에 들어가서 29억 5천만원에 팔렸지? 한국사람 누가 샀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