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구두,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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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글쓰기'라는 표현에 신물이 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여기저기의 논술 지도부터 글로 먹고 살자고 꼬시는 작가 훈련 등을 보면, '글씨기'가 동사무소와 각종 학원 등에서 훈련하는 요가라든가 붓글씨나 노래 강습과 같은 무슨 '선망하는 기예'의 한 '종목'처럼 취급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구두와 짜장면을 예로 들어 '구두 만들기'와 '짜장면 조리하기'에 '글쓰기'를 견주어 보고 싶다. '구두'와 '짜장면'이 쓸모가 있어야 '구두 만들기'와 '짜장면 조리하기'도 쓸모가 있다. '글'이 얼마나 어디에 쓸모가 있다고 여기저기에 '글쓰기' 가지고 난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구두 만들기'와 '짜장면 조리하기'만큼 '글쓰기'의 과정에 대해서 교습자(마스터)와 피교습자(도제)가 그들의 인격과 분리하여 배움의 과정을 안내할 수 있는 도구로 쓸 만한 매개 변수들은 또 얼마나 객관화되어 있길래 저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냥 내가 (적어도)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서 글을 소중히 여기는, 즉 신어서 편한 구두와 먹어서 맛있는 짜장면의 맛부터 느끼는 뭐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서 적어봤다. 번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냥 번역이 좋아서 번역하는 것은 그냥 짜장면이 좋아서 짜장면을 만든다는 얘기만큼이나 황당하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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