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질서, 해킹, 변화, 회색 지대

hsalbert(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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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가볍게 날리는 편의점 옥외 탁자에서 뒤늦은 점심을 먹다가 두드립니다. 정제된 글을 적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스치는 단상의 흔적을 기록하는 메모장으로 이 공간을 이용하면 어떨까?


  • 인간이 만들고 또 준수하는 질서는 매우 강고한 체제 같지만, 수많은 개인들의 고정관념이 매일 '리부트'되기 때문에 유지 된다.

  • '해킹'을 '컴퓨터 해킹'으로만 생각하는 게 상례지만, 좀 더 일반화해서 생각할 수 있다. 가령 "마음에 안 드는 문짝을 빠개서 그걸로 탁자를 만들어 쓰면, 문짝을 '해킹'한 것이다." 즉, < '무엇'을 의도하는 방식과 다른 식으로 사용해서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목적과 다른 목적에 쓰면, 그 '무엇'을 해킹한 것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생각의 출처는 Brett Scott, Hacking the Future of Money: The Heretic's Guide to Global Finance이다.)

  • 어떤 이에 따르면, 암호화폐(crypto currency)로 부르지 말고 암호자산(crypto asset)으로 부르자고 하는데, 그가 정의하는 암호자산이란 이렇다. "분산 어플리케이션을 작동시켜서 특정한 조직에 자원을 배분하는메커니즘이다." (그의 이름은 까먹었고, 그가 지휘하는 암호화 장부 회사의 도메인은 www.chain.com이다.)

  • 위와 같은 '암호화폐' 정의는 우리가 '화폐'라고 여기는 것의 전통적인 정의와는 전혀 다른 정의다.

  • '암호화폐'라는 현상 자체가 기존의 무엇을 '해킹'한 것이다. 어떤 '무엇'을 상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해서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목적과는 다른 목적에 쓰는 활동일 것이라는 추측. 그 '무엇'이 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얼마 전부터 전통적 화폐가 아닌 것을 '암호'나 '가상'을 붙여서 '화폐'라고 부른다.

  • 일반적으로 변화는 기존의 무엇을 전혀 다른 용도에 써서 기존 질서가 재생산되는 회로를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면 좋은데, 마땅한 예가 생각나지 않는다.

  • 그러한 변화와 더불어 전통적인 관념에서는A도 아니고 B도 아닌데, 동시에 A이기도 하고 B이기도 한 회색 지대의 활동이나 의미 같은 것이 생겨난다. 이것도 예를 들어야 하는데,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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