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을 보다 보면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생각을 글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조잡한 글이지만 조금씩 써보려 합니다.
내가 고시원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 이맘때 지금과 다른 마음으로 고시원을 찾았었고, 5년 후 다시 고시원을 찾았었다. 생각보다 익숙한 곳이다. 익숙해지지 않는 곳이고.
처음 고시원에 들어갈 때는 고시원의 눅눅한 공기에 눌려 한 없는 심연 속으로 빨려들어가곤 했다. 당시 노력과 노력만이 나를 그곳에서 나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쉬운일은 아니었다.
지방 고시원은 이상하리만큼 유흥가 주변에 위치해있다. 가장 빛나고 화려한 조명 그늘 밑을 보면 다 떨어져가는 고시원 안내 스티커가 있다. 좋은 고시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보통 고시원은 엘레베이터도 서지 않는다. 고시원 층의 버튼을 아에 떼어버린 곳이 많았다. 엘레베이터를 사용할 자격도 없다는 듯이.
유흥가의 쿵짝쿵짝 노랫소리, 아가씨들의 깔깔거리는 소리, 술 취한 잘나가는 아저씨들의 흥소리 속 잿빛을 띄고있는 우리들은 숨죽여 누워있었다. 그래도 이승에 적을 두고 있어서 관처럼 구르지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가만히 누워 생각해보면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같은 고시를 준비해서 고시원이 아니라 이 늪같은 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라 고시원이라 이름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몇이나 이 늪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냐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노력을 해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
다음 입실 때 나는 고시원을 자력으로 벗어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그곳으로 들어갔다. 열심히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력으로 고시원은 벗어났으나, 나는 또 어려운 시험을 시작했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시작했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다. 아무런 재산도 없고, 먹고 살만한 능력도 없는 사람인데 그저 사랑한다는 이유로 나를 받아주고 이해해준 사람이다. 시작은 내가 했지만 이 시험은 사랑하는 사람 홀로 해결해 나갔다.
홀로 시험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만 보던 나에게 기회가 왔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고시원으로 들어간다. 함께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 생의 마지막 고시원이라고 생각한다. 스팀잇을 열심히 했듯, 열심히 해보려 한다. 소득 없는 나를 먹여 살려 준, 그리고 우리의 아이를 위해 노력해 준 색시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세번째 고시원 입실, 화장실 크기도 안되는 고시원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빛이 보인다. 그동안 응원해주고 믿어준 색시에게 힘이 되 줄 수 있을 것 같다.
드디어 월급 받는 직장을 얻었다. 월급을 받는다.
부족하지만 나도 내 발로 색시와 함께 걷는다.
간다.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