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전쟁

holic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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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까지만 해도 날이 

따뜻했던 것 같은데..

집에만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갑자기 추워져 버린것 같다.

영하를 웃도는 예상치 못한 한파 탓에

제일 걱정이 되는건 세탁기였다.

작년에도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

세탁기 배수관이 얼어버리는 바람에

빨래가 세탁기 안에 갇힌채 3일을 보냈다.

주말이 되면 해야지..하고 미뤄뒀던 빨래는

세탁기 수도랑 배수관이 얼어버려서

산더미가 되어 버렸다.

지금까지는 우리집이 

지어진지 20년은 더 된 오래된 집이라서

세탁기가 얼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세탁기가 얼었을 때'가 오를 정도로

여기저기서 난리인걸 보면..

큰맘먹고 일주일간 밀렸던 빨래들을 챙겨

동네 빨래방으로 갔다.

역시나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빨래 더미를 든 사람들이 나타날때마다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 괜시리 반가웠다.

예전에 아낙네들이 빨래터에

빨래를 들고 나타나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빨래방은 버스 대합실 같았다.

대합실에는 간식을 먹는 사람

핸드폰만 쳐다보는 사람

버스가 간절히 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있듯이

여기에도 빨래를 넣고 있는 사람

건조기로 빨래를 말리고 있는 사람

큰 책상에서 빨래를 개는 사람

세탁기 차례를 기다리는 와중에

간식을 먹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작은 공간 안에 참 여러사람이 있었다.

모처럼 느껴보는 사람사는 냄새였다.

빨래방에 가기 전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올 듯 해서

독서나 즐겨야지 하고 책을 챙겼는데

밖에 나가겠다며 떼를 쓰는 첫째녀석 덕에

책보기는 무산되고..

따라온 첫째녀석은 작은 빨래방안에서

한시간이 넘도록 

세탁기가 돌아가는 것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시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빨래방을 처음 이용하는 내가

어리숙해 보였는지

동전교환하는 것부터

세탁기랑 건조기 돌리는 것

그리고 건조 후 빨래를 대강이라도

개서 가야지 안그럼 심하게 구김간다는

얘기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분이 있었다.

어디나 참 고마운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2시간의 긴 기다림 끝에

세탁이 된 빨래더미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찌나 개운한지 발걸음마저 가벼웠다.

내가 어렸을 땐 겨울이 지금보다

더 추웠고 우리집엔 세탁기가 없었는데

엄마는 그 추운날 빨래를 어찌하셨나 싶다.

매일 깨끗한 옷을 입게 해주신

엄마한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책 속 글귀 하나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사람들의 평가에 얽매여 살 필요는 없다.

누가 평가하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진다.

딱 정해진건 없으니 기죽지 않아도 된다.

(중략)

똑같은 모습을 보고도 
어떤이는 장점이라 말하고
어떤이는 단점이라 말한다.
애초에 정해진 건 없다.

아직 인생의 반도 살지 않았는데

아니, 어쩌면 반의 반도 살지 않았는데

지금의 내 모습이 고물일지 보물일지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사람들의 평가에 기죽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는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손바닥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줄 테니까

-조유미의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중에서-

주변에서 나를 안좋게 평가하는 사람이 두사람만 되어도 모두가 나를 그렇게 평가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알고보면 누군가에겐 내가 그저그런 사람일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훌륭한 사람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에 따라서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되기도

나쁜사람이 되기도 하는건 아닐까?

그러니 상대방의 평가에, 눈빛에 

너무 흔들릴 필요가 없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굳이 안좋은 시선만을 신경쓰며

그들에게 맞추려고 애쓸 필요가 있을까..

좋은 시선을 주는 사람에게 집중하기도 부족한 시간인데..

빨래 전쟁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