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녀석을 재우고 책을 보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첫째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환청이겠거니...
아니 환청이길 바라며 조금더
내 시간을 누리고 있었다.
울음소리가 나고
더이상 지체하면 아예 잠이 깰 수도
있기에 부랴부랴 첫째녀석 곁으로 갔다.
첫째녀석은 눈도 뜨지 않은 채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왜 울고있어~?"
"엄마가 나 놓고 갔어"
"엄마가 놓고 간 꿈을 꿨구나~ 엄마는
널 놓고 어디 안가 걱정마"
품안에서 다독이며 재우니
금세 다시 잠이드는 첫째녀석
그러고보면 나도 어렸을 때
엄마가 날 버리고 간 꿈을 자주 꿨던것 같다.
내가 초등학생때 엄마와 남동생과 나
이렇게 셋이 친척네 집에 가려고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철이 왔고 나는 엄마가 타라해서
탔는데 잘못 안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문은 닫히고 있었고
엄마는 내 이름을 부르며 잘못 탔다고
어서 내리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닫히는 문에 팔을 집어넣었고 문을 열려고 힘을 줬지만
초등학생(사실은 국민학생)인 내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난 끝났구나...' 싶은 순간
내 상황을 알아챈 옆에 있던 여럿 어른들이
문을 양쪽으로 잡아당겼고 문이 열려
나는 다행히 다시 엄마곁으로 갈 수 있었다.
그당시에는 핸드폰도 없었고
어렸기에 고아가 됐을 수도 있었다.
그 이후로 전철과 관련해서
엄마 잃어버리는 꿈을 자주 꿨다.
꿈 속에서 엄마는 플랫폼에 서 있는데
난 전철에 몸을 실은 채 멀어져 가고 있었다.
엄마는 울고 있는 나를 무덤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항상 레퍼토리는 똑같았는데
항상 슬펐다.
너무 슬퍼서 눈물을 흘리다가 깨서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멍한상태로도
몇번 있었다.
문득 첫째녀석이 왜 자꾸 엄마를
잃어버리는 꿈을 꾸는지
궁금해졌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적 충동, 꿈을 꾸는 시점에 처한 환경적 요인, 전날 일어난 일, 그리고 밤에 자면서 경험하는 신체적 자극 등이 취합되어 하나의 꿈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 꿈은 왜 꿀까? 중에서-
전날 일어난 일...이라
생각해보니 첫째녀석은 아직 시간 개념이
없는 어린 아이에 불과했다.
어제 있었던일도 아까가 되었다가,
방금있었던 일도 예전이라고 말하는걸 보면..
그래서 전날이 어제가 아닌 언제든
생각이 나는 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녀석이랑 둘이 밖에 나가면
내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울먹이는
첫째녀석이 귀여워
가끔 장난을 치기도 했었다.
첫째녀석에겐 엄마가 유일한 기댈 구석인데
같이 잘 가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면
황당하면서 무서웠을지도 모른다.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한 장난이었는데
이것 때문에 그런 꿈을 꿨던것일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했던가..
무심코 한 행동이 아이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앞에서는
말 뿐만아니라 행동도 조심해야겠다고
또 한번 다짐해본다.
★ 책 속의 글귀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면
충분히 잘하는 사람이 되고,
"이것밖에 못하니"라고 말하면
이것밖에 못하는 사람이 된다.
"너는 사랑스러워"라고 말하면
자신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여기고,
"너는 해도 안될거야"라고 말하면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세상의 전부다.
엄마를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엄마의 행동과 말로 세상의 언어를 알아간다.
아이에게 엄마의 표정은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이며, 엄마와의 대화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김소원의 '엄마도 가끔은 엄마가 필요해'-
이 책의 제목만 보면 참 따뜻하다.
그래 엄마노릇이 힘들지..나도 엄마가 있었음 좋겠다 생각이 들어 빌려봤지만,
엄마에게 호통을 치는 책이었다ㅠ.
또 읽으면서 어찌나 많은 반성을 했는지..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천이 어려운게 육아인것 같다.
내 아이라는 이유로
내가 그래도 사랑한다는 전제하에
안좋은 말, 상처주는 말들을 많이 내뱉고 있는것 같다.
매일이 이성 주입and 첫째녀석의 방해and욱&화and반성의 연속이지만
노력하다보면 머리와 행동이 만나는 날도 오리라 믿는다.
그러니 오늘 하루 아이에게 잘 못해줬다고 죄책감 갖지말길..
그 시간에 아이에게 못 해 준만큼 더 잘해주려고 노력하는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