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녀석과 둘째녀석이
환절기여서 그런지
감기를 옵션으로 달고 산다
기침도 콧물도 나기에
주말에 소아과에 데리고 갔다
역시나 주말엔 감기걸린
아이들로 소아과가 만원이었다
십여분 정도 기다리고 있는데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첫째녀석 앞으로 다가왔다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이리 저리 변신을 시키면서
첫째녀석에게 치근덕 대고 있었다
처음엔 첫째녀석이랑 놀고 싶어 저러나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 지켜보니 그게 아니었다
자기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가지고
자랑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첫째녀석이 이리오면
그 아이도 이리로
저리로가면 또 그 앞으로 가서
알짱댄다
나는 유심히 그 아이와 첫째녀석을 지켜보았다
저 얄미운 아이를 어떻게 손봐줘야하지?
생각했다
난 일부러 첫째녀석을 데리고
다른쪽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근데 그 아이도 우리를 따라와
또 앞에서 알짱대는게 아닌가
난 좀 짜증이 나려했다
그 순간
첫째녀석은 둘째녀석에게 얼굴을 부비며
아양을 떨고 있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기에게 관심을 안보이니
그 아이는 유유히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는데
괜스레 첫째녀석이 기특해보였다
실은 그 아이가 가지고 노는 로봇에 관심이 없었을수도 있겠지만
그 자랑질에 부러워하는 기색없이
무시로 이겨냈다는것이
무척 예뻐보였다
그길로 약국에 가서
헬로 카봇 마스크를 사주었다
별거 아닌일이었지만
내 어깨가 으쓱해졌다
다 컸구나 첫째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