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녀석을 낳고 나서
집에 있는 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음식을 많이 만들게 됐다
덕분에 요리 실력도 늘었다
음식을 만들게 된 데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생존욕구'다
둘째녀석을 낳고 나서
세달동안은 친정 엄마가 챙겨줬지만
그 이후에는 챙겨줄 사람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굶지 않으려면
만들어 먹어야 했다
두번째 이유는 '사랑'이다
항상 맛에 상관없이
내 음식을 잘 먹어주는 남편을 위해
그리고 편식을 하는 첫째녀석을 위해
블로그를 보고 이것 저것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세번째 이유는 '어머님'이다
손이 크신 어머님은
반찬이든 직접 키운 농작물이든
둘이 먹기에 넘칠만큼
많이 싸주신다
결혼 초엔 일하느라
집에서 저녁이나 주말에만
겨우 밥을 챙겨 먹었다
첫째녀석을 낳고나서는
밥하기 귀찮아져서 외식이 잦았다
그래서 어머님이 정성스럽게
싸주신 음식들은 시간이지나 곪으면
버려지기 일쑤였다
어머님은 콩나물이나 도라지 등
직접 키우신 농작물을
늘 깨끗이 손질이 된
상태로 보내주셨고
반찬은 준비과정에 어마어마한 정성이
들어갔음에도 빛이 안나는 걸 알기에
그것들이 버려질 때마다
괜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음식 만드는 것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어머님이 보내주신 것들
버리지 않기'였다
친절한 블로거들 덕분에
어머님이 주신 꼬들빼기는
감자탕안에서 새 생명으로
직접 키우신 콩나물은
나름 콩나물국밥으로
무말랭이는 수육의 친구로
도라지는 배도라지청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음 번에는
어떤 요리에 도전해볼까?
회를 거듭할수록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