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녀석이랑 동네 마트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예고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일하고 있을 땐
눈이 내릴거라는 예보가 있으면
행여나 늦을까 집에서 일찍 나왔었다
어른이 되고나서부터는
눈이 내리는 날은
'그냥 귀찮은 날'이 되었던것 같다
눈이 내리면 옷이 젖을까봐
가방에 항상 우산을 챙겨넣었었고
가방은 늘 무거웠다
눈이 쌓이고 빙판길이 되면
넘어져 다칠까 패션은 무시하고
등산화를 신고 출근을 했었다
아이와 함께 나서는
눈 내리는 날은
어른이 되고 처음으로
즐거운 날이 되었다
우산 대신 모자를 쓰고
첫째녀석과 손잡고 걷고 있는
눈이 내리고 있는 거리는
참 따뜻했다
뭔가 놀 꺼리를 만들지 않아도
눈 내리는것 자체로
아이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첫째녀석은
마트까지 걸어가는 동안
쌓여진 눈이 보이면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보기도하고
발로 콩콩 밟아보며
뭐가 그리 즐거운지
혼자 깔깔대며 웃는다
눈 내리는 날이 즐겁다는 건
즐거워 하는 아이를 보며 느낄 수 있었다
눈 내리는게 이벤트처럼
느껴지는 것도 처음이었다
눈 내리는 오늘은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