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Choice#4]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체제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나(보다 훌륭한) 다니엘 블레이크
안녕하세요 혀니입니다:)
오늘은 재밌게 본 영화를 추천하는
HIS Choice로 찾아뵙습니다
제가 4번째로 추천할 영화는
2016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입니다.
영화를 보았을 당시,
2015년 수상작이었던 <디 판>을 지루하게 보았고,
칸 영화제 수상작들은 저랑 잘 안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동일한 시기에 개봉작이었던 <라라랜드>를
너무 재밌게 봤고, 여운이 아직 남은 상태라
과연 영화가 이 여운을 뚫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기우였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영화표를 예매하며
명색이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 수상작인데..
한국에선 왜 이리 적은 개봉관에서만 상영해주는지..
너무 아쉬웠습니다.
어떤 영화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몇몇 개봉작들보다 충분히 더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인데,
너무 상영 횟수가 적어 아쉬웠어요.
어떤 영화인가?
다니엘(데이브 존스)은 심장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런 다니엘에게 담당 의사는 일을 하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관공서에선 다니엘이 의료 수당을 받을 만큼 아프지 않다며
그의 보조금을 끊고 의료 수당이 아닌 실업 급여를 탈 것을 요구합니다.
이는 구직을 돕는 보조금인데,
구직이 되어도 일을 할 수 없는 다니엘에겐 무쓸모한 일이었죠.
이러던 와중 다니엘은 관공서에서 두 아이를 힘들게 키우며 사는
케이티(헤일리 스콰이어)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를 도와가며 살게 됩니다.
답답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세상이구나
참으로 답답합니다.
사회적 약자인 그들이 점점 코너로 몰려가는
모습을 보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관공서 직원들의 태도가 분노를 많이 일으키는데요,
그들은 감정이 아예없고 사무적으로만 보입니다.
물론 착한 분도 한분 계셨지만요.
이들 입장에선 하루 상대하는 사람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니 이에 질려 그런 태도를 가지게 되었을 것 같긴한데..
주로 주인공에 감정이입해서 영화를 보는 저는
관공서 직원들이 나올 때마다 고구마 백개를 먹은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네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마냥 답답함만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다니엘 같은 사람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점도 느끼게 됩니다.
다니엘은 주변의 이웃에게 일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라도 도와줄 정도로 따뜻한 사람입니다.
다니엘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일까요?
다니엘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옆집 사는 흑인 청년도 그렇고
관공서에서 유일하게 친절했던 앤,
싱글맘 케이티 모두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하다가도 아직 세상이 살만하구나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마지막 쯤에 여태까지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장면이 등장하는 데요. 저도 박수를 보내 주고 싶었답니다.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나(보다 훌륭한) 다니엘 블레이크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마지막에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나는 개가 아닌 인간입니다'
라고 말하며 최소한 인간답게 살
존엄성을 말하는 다니엘의 모습에서
제가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어이없고 짜증나는 상황에
신경질이 나긴하겠지만 저는 아마 체제에 순응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시키면 시키는 대로하고,
주변에 물어물어 해나가다가
결국 다니엘 옆집 청년이 말한것처럼
제풀에 지쳐 포기하는 그런 사람이 됬을 것 같습니다.
새삼 다니엘 같은 사람이 필요함을 느끼게 됬던 것 같네요.
사회 시스템의 문제와 사회적 약자들의 겪는 어려움들을
구구절절한 사연없이도 한시간 반동안 훌륭하게
영화 속에 녹여낸 켄로치 감독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배우들
이 영화에는 유명한 배우가 하나도 안나옵니다.
영국 스탠딩 코미디언인 데이브 존스가 주연을 맡았죠.
그런 사실까지 영화를 보고 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지 않으면
알길이 없는 저는 그냥 영국의 중견 배우인줄 알았습니다.
답답하고 어이없어하는 연기 완전 잘하던데요ㅋㅋ
덕분에 저도 감정이입이 더 쉽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다니엘 아저씨, 그 자체인 줄 알았어요 ㅜㅜ
너무 정감이 갑니다.
또 다른 주연 케이티를 맡은 헤일리 스콰이어 역시 처음 보는 배우였습니다.
찾아보니 아직 필모그래피 하나 없는 신인 배우더군요.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배우들이 모두 신인이죠.
다르덴 형제가 이런 캐스팅을 자주해서 놀라곤 하는데,
이번엔 켄로치 감독의 캐스팅도 놀랍군요.
헤일리 스콰이어 같은 경우
영국 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이번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름을 알린 듯 싶습니다.
이상으로 HIS Choice 4번째 시간 마치겠습니다.
이 영화 역시 너무 좋았습니다.
잔잔하면서도 그 안에서 감동과 교훈, 그리고 인간미를 많이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네요.
작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더 스퀘어>는 우리 나라에서 개봉이나 할런지...
좋은 영화들이 더 많이 수입되고 또 그만큼
우리나라 영화들도 질적향상을 많이 거두면 좋겠네요:)
스틸컷 사진의 출처는 전부 '네이버 영화 포토'입니다.
★점
<나, 다니엘 블레이크> 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