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지금 나에게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아무 망설임없이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원없이 자보는 거요.
아이 엄마가 되기 전에는 시체놀이가 취미인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허리가 아플 때까지 자 본적이 언제였나 싶다. 짧은 연휴를 보내고 직장에 복귀하는 출근길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업무에 시달려야하나 싶어 아침에 진정코 출근하기가 싫더니만 점심 먹으러 갈 시간도 없이 일하고는 좋은 소리도 못 듣고 파김치가 되어 퇴근했다.
문제는 이렇게 늦게 퇴근해서 들어오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고작 2시간도 못 되는 시간동안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엄마가 되어주어야 하건만 신체적 피곤함이 나의 정신을 지배해 버릴 때가 있다.
가뜩이나 미운 3살(24개월~36개월)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따님 덕분에 욱하는 성질 머리가 나올려다 참았다. 둘째 낳기전에 육아서를 꽤 읽은 덕분에 아이들이 이유없이 떼를 부리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정도는 머리로 익혔다. 특히 만24개월부터는 자아 정체성과 자아 의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기 고집대로 하려고 한단다.
이제 34개월인 우리 딸은 요즘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이다. 아침마다 바쁜 엄마는 아랑곳없이 옷도 핑크색이 아니면 안 입겠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양말도 예쁜 것을 찾는다. 오늘 아침에도 굳이 양말을 본인이 신겠다고 하면서 엄마가 해주겠다고 하면 고 작은 입으로 "싫어"를 연발한다. 뭐든지 "내가 할꺼야~"를 외치며 "싫어"라는 말을 쓰는 빈도가 점점 늘어난다. 본인이 누르겠다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혹여
오빠가 누르기라도 하면 눈물 바람을 하고, 책 더 보겠다는 걸 자야할 시간이라고 재우려 들면 울어 제끼는 바람에 결국 1~2권 더 보고 자는 것으로 협상을 하고나서야 상황이 정리된다.
결국은 질질 끌고 올 것을 자기가 든다고 고집을 부린다.
뭐든지 핑크색만 고집한다
그런데 이 시기에 엄마, 아빠가 잘 대처하지 않으면 아이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 더 힘들어진다고 한다. 무조건적인 야단과 윽박지름, 목소리를 높이는 행동은 아이의 올바른 훈육과
자아정체성 형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시기는 자아가 자라는 시기이기 때문에 최대한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자립심을 키워줘야 한다. 그 대신 하면 안되는 행동과 해야하는 행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고 엄마, 아빠는 일관되게 아이의 행동에 칭찬을 해 주거나 제재를 가해야 한다.
이 시기 자아정체성과 자립심을 키워가며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 아이는 사춘기가 되었을 때 자신에게 직면한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와 대화를 피하거나 반항적인 아이가 되기 쉽단다.
아침이면 자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세상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가, 유치원에 데려다 줄 때마다 고 작은 입술로 엄마 귀에 대고 속닥속닥 사랑을 속삭여주는 아이가 사춘기 반항심에 엄마랑 대화를 단절하고 엄마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아리는 것 같다.
부디 그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오늘도 현명하게 아이를 키우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욱하는 나의 성질을 다스리며 어울리지도 않게 천사 가면을 써 본다.
그래도 그렇지..엄마가 정성스레 만들어 준 간식은 적어도 몇번은 먹어줘야하는거 아니야!! 힘들게 만들어 줬고만. 참자.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