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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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의 중의염 진료 때문에 대학병원을 찾았다. 예약시간은 11시 50분이었는데 30분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우리가 앉아 있던 자리 건너편에 모자로 보이는 두분이 손을 꼭 잡고 정답게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 늙은 노모는 얼핏보기에도 칠십을 넘어 보이셨고, 아들도 오십대를 훌쩍 넘어 보였다. 두분이 같이 늙어가고 계시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모친이 귀가 잘 들리지 않으셔서 이비인후과 진료를 오신 모양이다. 아들은 청력이 나쁜 모친을 생각해서 얘기를 할 때 마다 모친의 귀에다 입을 가져다 대고는 조근 조근 말을 하신다. 특별한 것도 없는 소재 거리로 대화를 이어가시는 내내 아들은 모친의 손가락을 계속 주무른다. 두분의 정다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명품 옷을 걸친 것도 아니고 귀한 보석 하나 걸친 것없이 너무도 소박한 모습을 하고 계신 두분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꼈다.

그러면서 옆에 앉아있는 우리 첫째에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나도 저렇게 늙어갔으면 싶다. 한 30~40년쯤 따스한 햇살을 맞으면서 같이 늙어가는 내 아이들과 저렇게 사는 얘기를 정답게 나눌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길을 가다가 연세 지긋하신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우리 부모님한테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모습이다. 지극히 가부장적이며 전형적인 한국 아버지의 표상이었던 아빠는 어딜 가든 빠른 걸음으로 혼자 먼발치에서 걸어가셨고, 엄마는 항상 아빠의 한참 뒤에서 아빠를 뒤쫒으셨던 것 같다. 엄마는 큰 짐을 바리바리 들고 가도 무뚝뚝한 아빠는 도와주는 적이 없었다. 옛날 어르신들은 왜 그렇게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니시는 것을 싫어하셨는지. 그러하니 짊어지고 가야하는 짐은 항상 엄마 차지였던 것 같다. 자식들을 건사하는 삶의 무게와 짐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러한 까닭에 난 우리 부부가 나이를 먹으면 정말 소중한 동반자로, 친구로 늙어갔으면 좋겠다. 나이를 먹어 뜨거웠던 사랑이 식어 의리로 살게 되도 좋다. 두 손을 꼭 잡고 같은 방향을 보면서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걸어갔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이 내가 그리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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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끝없이 추락하는 코인장을 바라보면서 나의 욕심이 과했음을 느꼈다. 분명 어느 정도의 수익이 됐으니 이제 그만 하자 하고 분명 매도를 했었는데, 끝이 없이 올라가기만 하는 그래프를 보면서 전액 추매한 탓에 내가 추매했던 가격에서 정확히 반이 됐다. 내 욕심이 부른 참사인 것을 원망할 것이 뭐가 있냐 생각하니 그나마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 그냥 가격 신경 안 쓰고 장투로 가 보고자 마음먹고, 비트렉스에 있던 얼마 안되는 비트코인 다 처분해서 스팀을 조금 더 샀다. 스팀이 더 떨어져도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 또 좋은 날이 올거라 믿는다. 부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라고 내 자신을 다독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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