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 저는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오래 꿍하고 있는 성격들이 못 됩니다. 아무리 부부싸움을 심하게 했더라도 하루는 커녕 반나절도 못 가서 풀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번 부부싸움을 하면 둘다 자존심과 고집이 쎈 편이라 서로에게 상처를 많이 주는 말을 누가 더 많이 하나 내기라고 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자존심에 흠집을 냅니다. 그러니 누구 하나가 참고 넘어가지 않으면 아이들 앞에서 언성을 높이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처음 큰 아이 앞에서 큰 소리로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아이는 울음을 터트렸고 울면서 하는 말이 참 마음을 울렸습니다.
엄마, 아빠 싸우지 마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 앞에서는 절대 싸우면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또 욱해서 제 스스로도 화가 통제가 안되는 상황까지 가버리고 우리 부부는 아이들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큰 소리로 언성을 높입니다.
가끔 아이들이 싸울 때마다 저는 아이들의 싸움을 말린다고 이런말을 했습니다.
지웅이, 시은이는 엄마, 아빠 싸우는게 좋아? 엄마는 너희들이 싸우는게 싫은데.. 너희 둘이 자꾸 다투면 엄마, 아빠도 또 싸운다.
이렇게 말하면 엄마, 아빠가 싸움 하는 게 싫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싸우는 것은 싫은 거구나를 느끼게 되서 사이좋게 지낼거라는 얄박한 계산에서 였지요.
그런데 어제 주말이 거의 끝나갈 무렵 신랑도 저도 피곤하고, 육아에 살림에 찌들다보니 신경질이 조금 나 있는 상태였는데 짜증스럽게 던진 한마디가 또 도화선이 되어 부부싸움에 불이 붙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먼저 한마디합니다.
엄마, 아빠 싸워요? 싸우지 마요.
이 말을 들은 큰 아이가 바로 동생에게 한마디합니다.
우리가 싸우니까 엄마,아빠가 싸우는거야
그 얘기를 듣고는 순간 내 교육 방법이 잘 되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것이 싫은 아이들은 이제 싸우지 않게 되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지인과 그 얘기를 하면서 내 양육방법이 정말 나쁜 방법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싸우는 이유가 자신들 때문이라 생각하고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을 꺼라 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랬습니다. 우리 부부의 다툼은 아이들 잘못이 전혀 아님에도 그런 훈육방법은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들게 하고, 더 크게는 싸우는 모습을 보고 모방행동을 보이게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한번 참으면 될 것을 아이들 앞에서 보이지 말아야 하는 모습을 보인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혹여나 폭력적으로 자라지는 않을까 갑자기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이 포스팅을 작성해서 남편에게도 보내줄 생각입니다. 애 셋만 낳았지 아직 철부지인 우리 둘이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부부싸움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최소한 싸우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다투시는 게 참 싫었는데 아이들 생각 안하고 서로 못된 성격을 드러낸 게 부끄러워 앞으로는 성질 좀 죽이고 살아야 겠습니다.
신랑~ 미안해.. 앞으로는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할게~ 신랑도 노력해 줄꺼지??~♡
그나저나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 안 하는 노하우 있으면 공유부탁드려요~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