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아 키워 본 엄마들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만삭이 가까워올수록 새벽마다 1~2번씩 일어나 화장실을 가야하는 번거러움과 양말 하나 편하게 신을 수 없고, 잠도 옆으로 구부려 잘 수밖에 없을 땐 아이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바라던대로 아이가 태어났음에도 2~3시간마다 깨서 수유를 해야할 때, 도통 이유를 모르겠는데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 때 엄마들은 뱃속에 넣고 다닐 때가 진정 편할 때였음을 몸소 느끼며 아이가 빨리 커서 뒤집고 기고 걸었으면 좋겠다고 또 생각한다.
아이는 엄마의 바람대로 잘 자라 때가 되면 뒤집고 기고 또 걷는다. 그럼 엄마들은 생각한다. 누워 있을 때가 가장 편한 거였음을...걷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아이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다. 기어서는 하루 반나절 걸릴 방하나도 몇발자욱만 떼면 눈 깜짝하는 사이에 갈 수 있으니 만지고 가지고 놀 수 있는 것들이 순식간에 몇배로 늘어난다. 그때부터 엄마는 한 순간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면 안된다. 눈을 떼는 순간 엄마가 앞으로 처리해야 할 청소감, 빨래감이 상상할 수 없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잠시 엄마의 눈을 피한 아이는 어느새 화장실 변기에 손을 넣고 물장난을 하기도 하고, 서랍장 몇개를 모두 열어 몇시간에 걸쳐 고히 접어놓은 빨래감을 아수라장으로 흐트러 놓기도 하고, 거실 바닥을 온통 물바다로 만들어 놓고 온 몸으로 수영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엄마와 눈이 마주치면 씨익 웃어준다. 멍해진 엄마의 표정에 이 순간만큼은 아이가 절대 강자에 승리자임에 틀림없다.
우리 귀여운 막내가 태어난지 365일하고도 한달 가까이의 시간이 흘렀다. 혹여 엄마가 노산인 까닭에 다른 아이보다 발달이 느리면 어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때가 되니 뒤집고, 또 때가 되니 기더니 이제는 제법 잘 걸어 다닌다.
지난주에 볼때만해도 제자리에서 3~4발자국밖에는 떼지 못하던 녀석이 이제는 온방을 헤집고 다녀서 혹여 다치지는 않을까 쫓아다니느라 엄마와 할머니는 더욱 분주하다. 잠시 한 눈이라도 팔면 어찌나 잽싸게 이방저방 돌아다니는지 이 어린녀석이 축지법이라도 쓰나 싶을 정도로 빠르다.
작년 구정을 며칠 앞두고 때마침 내린 폭설을 헤치며 병원에 가는 차 안에서 아이를 낳을 뻔한 에피소드가 어제 일만 같은데 아이는 벌써 이렇게 자라 이제 첫 걸음을 떼더니 며칠도 안되어 제법 이방 저방 걸어다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기특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만감이 교차한다.
아이는 그동안 이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수없이 많은 준비단계를 거쳤고 셀수 없이 많은 실패를 맛보았다. 처음엔 쇼파를 붙잡고 서는 연습을 했고, 또 그것이 익숙해지면 무언가를 붙잡고 걸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잘 안다. 혼자서 일어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아기는 수없이 엉덩방아를 찧어가며 혼자의 힘으로 일어나는 연습을 한다. 혼자서 걷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스럽게 걷기까지 수많이 넘어졌지 않은가? 다 때가 되니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엔 우리가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이 아이는 혼자서 너무나 많은 시도를 했다. 그러니 아이가 혼자서 첫걸음을 내딛는다는 것이 어찌 기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은 이제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우리 막내에게 꼭 한마디를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어 포스팅을 해 본다.
사랑하는 아이야.. 엄마는 우리 막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서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뻐. 그동안 너는 수없이 많이 넘어졌지. 넌 넘어지는 일에 별로 개이치 않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일을 반복했단다. 거기엔 엄마나 아빠의 도움도 거의 없었어. 엄마나 아빤 가끔 네 손을 잡고 걸음마 연습을 시켜준것이 다란다. 모두가 네 노력이었고 네 힘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앞으로 네가 살아 갈 세상에서도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렴. 너는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수없이 많이 넘어졌음을.. 사랑한다. 나의 아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