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흔 인생이 기다려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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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며칠전부터 노래를 흥얼거린다. 유치원 학예회 준비때문에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내 인생에 있어 아이의 학예회라는 또 다른 첫 경험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이다. 아이의 학예회..어떤 기분일까? 아이보다 내가 더 설레고 또 설렌다. 고 작은 입술로, 고 작은 머리로 3~4곡이나 되는 노래를 하나도 안 틀리고 불러 대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아이에게 한번만 더 불러 달라고 요청하면 엄마의 마음도 모르는 아들은 비싸게 군다.

이제 그만 할래요.

드디어 아이의 학예회날이 되었다. 아이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무대에 올라 긴장이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아이를 유치원에 들여보내면서 못내 걱정이된다.

저녁 6시가 막 넘은 시간. 아직 시작하려면 20분이나 남았는데 아이의 학예회장엔 이미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로 가득차 있다. 오늘 하루 휴가를 냈지만 갑자기 처리할 일이 있어 잠깐 회사에 다녀오느라 조금 늦었더니 이미 앞자리는 벌써 와 기다리고 있던 엄마들의 차지가 되었다.

곧 학예회 시작을 알리며 막이 오른다. 이제 곧 우리 아이가 저 무대에 서겠지..생각만으로 기대되고 마음이 부푼다. 아이의 순서는 아직 멀었는데, 다른 아이의 공연을 보고 있는데도 벌써부터 눈에서 감동의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벅차옴을 느낀다. 응애응애 울어대던 녀석들이 언제 저렇게 커서 이렇게 노래도 부르고 저렇게 예쁘게 춤까지 추게 된걸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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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다섯개나 되는 코너에서 고 조그만 입술로 노래를 부르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모든 순서를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해 낸다. 이럴땐 나도 모르게 아들 바보가 된다. 내 아들이 제일 잘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우리 아들 완전 무대 체질 아니야? 이러다 우리 집안에 한류 스타 탄생하는 거 아냐..(혼자만의 착각만으로도 행복하다)

너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 그 아들을 낳은 내 자신이 이렇게 기특할 수 없다. 어디서 저렇게 이쁜 녀석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은 아이가 나온 건지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또 감사하다. 아이의 순서를 보는 내내 한가지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엄마 아들로 태어나쥐서 고마워.

학예회가 끝나고 아이에게 폭풍 칭찬을 해 주며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나왔다. 아이도 엄마, 아빠의 칭찬이 기분 좋은 모양이다. 어느 때 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들이 혼잣말로 한마디 한다.

아... 재밌다...

학예회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는 신기한 옷을 입고, 친구들과 손과 발, 입을 맞춰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했던 시간이 즐거웠나 보다. 아이도 분명히 이 시간을 즐긴 것 같아 아이의 그 혼잣말에 나는 또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젊은 엄마들 보다 젊지도 못하고, 가진 것이 많지 않은, 너무 너무 부족한 엄마한테 너무나 과분한 너무 예쁜 아이.. 이런 아이들이 내게서 태어나 줘서 감사하고 또 감사한 하루다.

내 인생에 있어 아이들로 인한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이 있었을까 싶다. 오늘도 아이들로 인한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을 경험하며 아직 또 얼마나 많은 기쁨의 순간을 아이들로 인해 경험하게 될까. 앞으로 펼쳐질 나의 마흔 인생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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