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구글 이미지
필요한 서류가 있어 점심시간에 급하게 점심을 먹고 잠깐 주민센터에 들렀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으러 갈 요량으로 일부러 갔으니 신분증은 챙겨 갔는데 현금을 깜박하고 안 가지고 갔다. 덜렁거리는 성격에 뭐든지 잘 잃어버려서 카드도 쓰려고 하면 없어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요즘 삼성페이가 되지 않는 곳이 없으니 더욱 다른 지불수단을 가지고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탓도 있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핸드폰이면 다 되는 세상이니 말이다.
주민센터에서는 현금만 써 봐서 혹시나 카드결재가 되는지를 먼저 물었다. 가능하단다.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3매를 요청했더니 3,000원이 나왔다. 핸드폰을 내밀며 결재를 하겠다고 했더니 삼성페이는 안 된다고 한다. 다른 결재수단을 가진 것이 없으니 순간 당황스러워 신랑한테 이체라도 시켜달라고 할 요량으로 혹시 이체가 가능한지 물었더니 이체도 안된단다. 나의 당혹스러운 표정을 읽었는지 직원분께서 자신이 대납해 놓을테니 언제든 시간 날때 가져다 달라고 하신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번거럽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분은 원래 다른 업무를 보시다가 내가 기다리고 있는 걸 보시고는 본인이 처리해 주겠다고 하시며 시종일관 친절하게 업무를 처리해 주신탓에 더 감사했다.
며칠 지나면 잊어버릴 것 같았기에 다음날 점심 나는 3,000원을 가져다 드리기 위해 다시 주민센터를 찾았다. 고마운 마음에 빈손으로 가기가 뭐했는데 차에 마침 내가 쓰려고 사놓은 세안제가 있어서 가지고 가서는 현금 3,000원과 함께 내밀었다. 너무 감사해서 이거라도 쓰시라고 감사의 마음으로 가지고 왔다는 말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분은 어제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며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한마디를 전하셨다.
너무 감사해요. 그렇지만 마음만 받을게요.
더 이상 받아달라고 할 수도 없어 나도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며 자리를 떴다. 생각하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는데 그 분의 '마음만 받을게요'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누군가의 호의를 거절하기는 참 쉽지가 않다. 나 조차도 글 보상을 충분히 받으면서도 어쩌다 이벤트에라도 당첨되어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많은 혜택을 뉴비나 나보다 보상이 적은 분들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벤트 포스팅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그럼에도 얼마전 @holic7님과
@megaspore님께서 자신이 당첨된 이벤트 선물을 다른 분에게 서로 나누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보기 좋다고 느꼈다.
가끔씩 내가 베푸는 작은 선행이 상대방이 느끼기에는 상당한 호의가 될 수도 있고,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할 수도 있는데 그 마음을 전하는 작은 것을 실천하지 못해 나누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즘 스티밋에서 돌아가는 얘기에 눈감고 살고 싶어지는데 자꾸 보여진다. 누가 옳은지 누가 맞는다고 굳이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가진 보팅의 힘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긍정의 힘이 아닌 서로를 다치게 하는 칼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holic7님이 어서 좋은 글로 다시 돌아와 주시기를 바란다. 부디 원만하게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 폭행은 또 다른 폭행을 낳기에 이미 이번 일이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