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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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아들이 아침부터 안아서 차까지 데려가달라 어리광을 부린다. 동생 둘이 생긴 후부터는 별로 안아달라는 소리를 안 하던 녀석이 어리광을 부리는 것을 보니 녀석이 요즘 힘들긴 힘든 모양이다. 오늘은 그냥 못이기는 척 녀석의 어리광을 다 받아 준다. 동생은 걸어서 엄마 뒤를 졸졸 쫒아가고 오빠라는 녀석이 엄마한테 안겨서 가니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들이 약간은 이상하다는 눈빛을 보내와도 그냥 오늘은 그럴 수 있음에 기분이 좋다.

하원해서 집에 올 때도 아이가 안아달란다. 아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이를 안아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묻는다.

지웅아~근데 무슨일 있어? 왜 엄마한테 안아달라고 하는거야?

아이는 엄마의 물음에 시원한 답을 주지는 않고 동문서답이다.

오늘만요. 오늘만 안아주세요~~

한다. 아이를 안고 걸어가며 문뜩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의 이 말이 그리워 질날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아이가 몇살이 되면 엄마한테 안겨 가려고 하지 않을까 궁금해 진다. 아니 아이가 몇살이 되면 내가 안아 주고 싶어도 안아줄 수가 없게 될까? 초등학교 3학년? 아니면 그 이전? 그 이후? 감이 전혀 오지 않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느낄 수가 있다.

사실 요 며칠 마음이 무겁다. 사람에게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을 뭘까? 물론 살면서 슬픈일은 많고도 많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 잊혀진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

이런 것들은 그냥 생각만으로 내게 슬픈 느낌을 가져다 준다. 그럼에도 요즘 내가 생각하는 슬픔은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아이들도 엄마의 손길이 무척이나 필요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늙어 아무 쓸모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지난주말 중환자실에 입원하신 시할머니 때문인지 모르겠다. 시부모님이 모시고 사시는 시할머니의 건강이 갑자기 안좋아지셨다. 얼마전부터 밥을 잘 안드시더니 결국은 중환자실에 모셔야 할 상황까지 이르신것이다. 노인네들은 곡기를 끊으면 돌아가실 수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마르고 눈도 궹해지셨다.

병원에 입원해 있느니 차라리 빨리 갔으면 좋겠다던 할머니. 할머니는 진정 죽음이 두렵지 않으실까. 그래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가도 삶의 아무런 이유없이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하루하루를 연명한다는 것이 슬픈 일일 것 같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분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고 아직은 젊음에 감사해야 하는데 피곤한 현실에 파묻혀 사는 현실이 버겁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인해 내가 더 위로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아이야. 오늘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너를 안아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엄마에게 안긴 너보다 너를 안은 엄마가 더 위로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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