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먹는 것에 상처받지 않는 나라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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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손톱 위에 살갗이 조금 벗겨져 따가웠는지 큰 아들이 손가락을 내밀며 나에게 보라고 한마디 한다.

아들 : 엄마..손가락 봐봐요. 아파요~
나 : 이그..그러니까 엄마가 과일 많이 먹으라고 했지. 비타민이 부족해서 그런거야.
아들 : 그래요. 그럼 햇님을 먹어야겠어요.
(속으로..엥 웬 햇님??)
나 : 지웅이가 햇님을 먹어버린다구? 어머 그럼 어떻게 해? 온 세상이 어두워지겠다..
아들 : 아니요~ 햇님을 먹으면 비타민이 생기잖아요~~

아...비타민 D.. 햇볕을 쬐면 비타민이 생긴다고 유치원에서 배운 모양인데, 비타민은 먹어만 봤으니 햇님이 주는 비타민을 얻을려면 햇님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이가 하는 말이 너무 예쁘고 신통방통해서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첫째는 이제 막 6살이 되었기에 유치원에 다닌지 딱 1년밖에는 되질 않았다. 작년 4월에 갑자기 이사를 하는 바람에 경쟁률이 높은 유치원에는 지원을 못하고 다행히 빈자리가 남아 있는 사립 유치원에 아이를 등원시켰다. 그리고 올해는 이 근방에서 제일 좋다는 유치원에 원서를 냈고 1:7의 경쟁률을 뚫고 추첨에서 운좋게 입학자격을 얻어 신학기에 유치원 전원을 앞두고 있다.

사실 아이가 지금 유치원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선생님을 좋아해서 유치원를 옮기는 것이 맞는건지 엄마 마음에 몇번 고민을 했었다. 그럼에도 내가 아이의 유치원을 옮겨야겠다고 생각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제일 단순한 문제로는 간식이나 반찬 등 아이의 입으로 들어가는 먹는 문제 때문이었다. 우리 아이가 이번에 입학자격을 얻은 유치원은 규모가 상당히 큰 종교시설의 부설 유치원이다. 그러다 보니 종교시설에서 지원이 많이 나와 아이들 음식도 유기농에 좋은 것만 먹이고, 선생님 월급을 높여 우수자원으로 운영을 한다고 한다.

지금 아이의 유치원은 사립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먹이는 음식부터가 조금 부실한 것 같다. 나야 바쁘다는 핑계로 유치원의 운영 위원회에 참여해 본 적은 없지만 몇달전 운영위원회 엄마들이 아이들 간식이나 반찬을 조금 충분히 만들어 달라고 원장에게 요청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치원도 수익을 창출해야 하니 어쩔 수 없겠지만 아이들이 먹는 간식이나 반찬이 부족해 간혹 맛있는 간식이 나와서 아이들이 조금 더 달라고 하면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였다. 그 얘기를 듣고도 나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며칠전 딸기를 너무 많있게 먹는 아이에게 유치원의 간식에 대해 처음 물어보게 되었다.

지웅아. 유치원에서 간식 더 먹고 싶다고 하면 더 먹을 수 있어?
아니.. 점심 먹을 때 늦게 먹으면 반찬이 모자라다고 안 줘서 못 먹어.
그래서 지웅이 반찬 없어서 못 먹은 적 있어?
어.

순간 마음이 너무 아팠다. 더 먹고 싶은데 없어서 못 먹는거랑 배식 순서가 나중이라 처음부터 반찬 배식을 못 받는 거랑은 천지 차이가 아닌가. 신문에서만 보던 부실 반찬, 부실 식판 얘기가 내 얘기일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일하는 엄마라 집에서 영양가 많은 밥을 못 차려주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유치원에서 반찬이 없어서 못 먹는 경우가 있을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던 것이다. 아이에게 순간 미안해졌다. 신학기가 되면 유치원을 옮기는 것 때문에 아이가 다시 적응하려면 힘들어 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옮기기로 한 내 결정이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선진국 대열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들 밥상문제로 엄마들이 걱정해야 하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라나는 아이들 입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계가 행정당국이, 정부가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너무 가난해서 아이들 간식은 커녕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는 가정이 분명 있을텐데 아이들이 먹는 것 가지고 상처받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엄마의 마음에 담아서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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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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