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우를 범하고 산다. 물론 실수인 것을,잘못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범하는 사람은 없다. 너무도 바쁜 순간이 정신없이 흘러 나의 행동이나 말이 무엇을 의미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행동해서일수도 있고, 그 순간 나의 지혜와 지식, 경험치에서는 최선의 결정, 최선의 행동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며칠전 내 동료의 행동을 보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일이 있었다.나 역시 그동안 살면서 순간순간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근시안적으로 행동한 적도 많았기 때문이다.
요즘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매일같이 애들 재워놓고 회사로 들어와 야근을 밥먹듯 하고 있다. 그래서 그 좋아하던 스티밋을 할 시간도 없다. 같은 사무실 동료들의 사정도 마찬가지. 모두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며 마치 인간 하루살이가 아닐까 생각할 지경이다.
사무실에 여자 동료가 한명있다. 나보다도 나이는 많지만 나보다는 직급은 낮다. 그렇다고 나와 상하관계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 머리만 좀 쓰면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을 벌써 몇달째 가지고 있으면서 계속 상급자로 부터 지적을 받고 마무리를 독촉받고 있다.
그 모습이 하도 안스러워 내게 주어진 일에 파묻혀 내 뒤치닫거리도 못하면 며칠밤을새워 그녀의 일을 도와주었다.보고가 있는 아침 그녀에게 보고서 내용을 설명해 주고, 계획된 보고시간 30분 전 프린트까지 완료해주었다. 그단계까지 그녀가 한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내가 그녀를 도와준데에는 순수한 의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도 처리 못하던 일을 내가 처리하였으니 상급자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심리도 있었던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시작이었다.
내가 보기에도 보고서는 알기쉽게 정리가 되어 있었고 그녀가 혼자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게 내가 이미 설명을 해주었으니 그 일의 담당자인 그녀는 순간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이 일에 관심 1도 없던 중간관리자에게 보고를 하러갔다와야 겠다고 하더니 최고 상급자 보고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 설명해 달라고 하더니 중간관리자와 둘이 보고를 들어가 버린것이다.
물론 나한테는 갑자기 중간관리자가 보고 때 같이 들어가겠다고 했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갑자기 배신감이 들면서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내 일도 제대로 처리 못하면서 왜 이랬나 싶었고 그녀라는 사람을 인간적으로 좋게 생각했는데 사람에 대한 배신감도 커졌다. 순수한 의도가 아니었으니 내 발등을 내가 찍은 것이다.
결국 그녀는 기분좋게 보고를 끝내고 왔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생각했냐며 이렇게 추진하면 되겠다는 소리까지 들었단다. 그녀에게 잘 됐다고는 했지만 내 속마음은 "당신은 이제 조력자 하나를 잃었습니다. 앞으로 혼자 잘 해보세요." 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왜 순간의 이익만을 보고 거시적인 이익을 보지 못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그런 실수를 무수히 저지르면서 살지 않는가. 그녀는 한순간 인정을 받기 위해서 긴 시간 진심으로 같이 가야할 동료의 마음을 잃었다. 나는 앞으로 그녀 앞에서는 웃겠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위하고 도울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속상한 마음에 다른분께 마음을 터 놓았다. 처음부터 좋은 의도로 그녀를 도우려했던 것이라면 더 이상 속상해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순수한 마음의 도울려고 했다면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좋은 의도가 아니었다면 나한테도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으로 쌤쌤이라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서운할 일도, 못참을 일도 아닌 것 같다.
나조차 순간의 이익을 위해 거시적인 판단을 못하니 참으로 어리석다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