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나에게 누군가 신체 부위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단연 코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친구들 중에 예쁘장한 외모에 오똑한 코를 가진 친구를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고 내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 마음속에 나를 안심시키는 말이 있었으니 어렸을 때 부터 엄마와 이모한테 귀딱지가 내려 앉게 들었던 말이 있다. 엄마는 7남매 중 막내 딸이었고 둘째 이모는 손끝도 맵고 옛날엔 꽤 똑똑한 여장부셨다. 그런 이모가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나를 볼 때마다 말씀하시곤 하셨다.
니 코는 복코야. 넌 분명히 잘 살거다. 내가 니 이름도 아주 유명한 작명가한테 비싼 돈 내고 지어서 내려 보낸거야.
그러니 어릴 땐 코가 오똑하지 못해 불만이긴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이 말이 평생 나의 자신감이 될 때가 많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힘들 때도 난 내 스스로 생각한다. 난 잘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그렇게 긍정적으로 살다보니 또 인생이 그렇게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우리 아이들한테는 최대한 좋은 말을 해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우리 친한 지인은 딸만 셋이다. 첫째와 둘째가 엄마를 닮아 아주 예쁘장한데 셋째 딸이 유독 이쁜 구석이 없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아이가 주눅 들지 않도록 아이의 장점을 살려 아이가 더 크게 자라길 바라며 아예 이름 대신 '장군이'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아무리 그래도 딸한테 장군이라고 부르는 건 너무한다 싶었는데 계속 들으니 장군이라는 별명이 참 정겹기도 하고 세상에 이름을 떨친 여장부로 커갈 것 같은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이 자라서 알아들을 때가 되면 둘째에게는 할머니가 꾸어 주신 태몽 얘기를 해주며 너는 복이 많은 아이라는 것을 수시로 얘기해 주고 싶고, 첫째에게는 엄마 뱃속에 있는 내내 엄마가 매일같이 밤샘 공부를 했으니 너는 똑똑한 아이일 수밖에 없다는 말로 아이들의 자신감을 높여주고 싶다.
물론 자신감이 자만심이 되면 안 되겠지만 자라나는 아이에게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의 활로를 열어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말이 필요하다. 엄마, 아빠가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무심코 던지는 말이 아이의 인생을 충분히 쥐고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알지 않는가..
너 때문에 엄마가 힘들어서 못 살아.
너만 아니었어도.
넌 커서 뭐가 될려고 그러니?
다 큰 내가 들어도 참 가슴 아프게 하는 말이다. 그런 말이 나오려고 할 때마다 좋은 말로 바꾸려고 노력해 보자.
아이고~~ 이 잘될 놈!!
너 때문에 엄마가 너무 행복해~
네가 도와쥐서 엄마가 하나도 힘들어. 고마워. 사랑해.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하가다(유태인의 율법을 모아둔고전) 는 500번을 반복하면 장기에 새겨진다고 한다. 하가다는 아니지만 500번을 반복해서 말해주면 아이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길 바란다면 오늘도 좋은 말로 불러보자.
시은이 꽃 이리 와봐!
엄마 내가 왜 꽃이야?
응.. 그건 시은이 꽃에서 좋은 냄새도 나고 엄마, 아빠를 기분좋게 해 주니까 그렇지~^^
꽃이 아니어도 좋다. 만들어 보면 얼마든 많지 않을까 싶다. 말의 힘을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