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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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여자아이라 그런지 첫째에 비하면 뭐든지 빨랐던 것 같다. 책 하나를 읽더라도 "엄마 이게 뭐야? 저건 뭐야?"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어서 둘이 같이 책을 읽으면 간혹 첫째가 지루해 할 때가 있다. 그에 비해 첫째는 무엇을 읽어주고 무엇을 물어봐도 질문은 커녕 물어보는 것에만 아주 짧게 대답하고 모르겠다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온다.

그런 첫째를 어떻게 생각하는 아이로 키워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얼마전 kyslmate@kyslmate님이 아이들이 잠들기전에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는 글이 내 고민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잠자리는 아니었지만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가는 도중에 갑자기 kyslmate@kyslmate님이 포스팅이 생각나서 아이에게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었다.

지웅아~ 지웅이가 아빠랑 바닷가에 놀러갔는데 갑자기 고래가 나타나서 지웅이랑 바닷속 구경을 가고 싶대.(고래 목소리를 흉내내며) 지웅아~ 안녕? 난 고래야~ 난 지금 바닷가를 헤엄쳐서 바닷속 구경을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갈래?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게 신기한지 잔뜩 흥미로워하며 대답한다) 응.
근데 지웅이 너는 또 누구랑 같이 가고 싶어?
응. 난 펭귄이랑 가고 싶어.
(물고기나 해마, 문어 같은 걸 예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펭귄이 나오는 바람에) 펭귄? 펭귄은 바다에 안 살아.
아니야. 펭귄은 수영을 잘 해
아..그렇구나..펭귄도 수영을 잘 하는구나. 그럼 또 누구랑같이 바닷속 구경을 가고 싶니?
음..(한참 생각하더니) 상어.
으악..상어는 너무 무섭잖아..
아니야.. 상어도 우리 친구야..

엄마가 아이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아이가 주인공이 된 동화를 즉흥적으로 들려주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짧은 스토리라도 아이 스스로가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큰 뼈대는 엄마가 만들어 주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연습은 아이의 잘못을 꾸짖을 때도 적용할 수 있었다. 시댁에 가기 위해 두손 가득 짐을 들고 주차장으로 내려 와서 짐을 싣는 사이 첫째와 둘째 사이에 다툼이 있었는지 둘째 아이가 넘어져 울고 있는 것이다. 순간 상황 설명도 듣지 않고 첫째를 혼낸다. 첫째가 갑자기 억울한 생각이 들었는지 울먹이기 시작한다.

지웅아~ 동생을 밀면 어떻게 해! 빨리 동생한테 사과해.
시은이가 먼저 나를 놀렸어요!
동생이 먼저 잘못 했어도 동생을 밀어서 넘어 뜨린게 잘한일일까? 넘어져 있는 동생이 울고 있는데 일으켜 세우지도 않고 그냥 있었잖아? 지웅이 니가 생각해봐. 잘 한 것 같아?잘못한 거 같아? 동생은 넘어져서 아팠을까 안 아팠을까?

엄마한테 혼난것이 꽤나 억울했던지 훌쩍훌쩍 울던 아이는나름 꽤 진지하게 몇초를 생각하더니 한마디 한다.

잘 못 했어요.
뭘 잘못 했는데?
시은이가 넘어져서 우는데 일으켜 세우지도 않았어요.

엄마가 아이의 잘못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혼낼수도 있지만 아이가 잘못한 상황을 다시 한번 되짚어 주며 아이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구나를 생각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사실 이런 경험은 육아서를 수십번 봐도 잘 할수가 없는 것 같다. 아이를 키워가면서 엄마가 처음인 내 스스로 터득하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더 좋은 교육법을 찾아가는 것이 아이를 키워가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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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출처 : <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책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