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새출발 전 휴식으로 장기여행을 떠난 @happycoachmate입니다. 간간히 여행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려고 글을 올립니다.
여행을 떠난지 벌써 9일째입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가 정말 눈깜빡하면 지나가는군요.
8일 동안 파리에서 사흘, 노르망디를 돌아다니면서 나흘을 보내고 다시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있었다고 파리로 돌아오니 마치 집에 온 것같습니다. 한 번이라도 머문 곳은 그렇게 친근한 느낌을 주나 봅니다. 여행은 우연을 가장한 다양한 일을 경험하기에 딱 좋은 시간입니다. 요 며칠 사이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졌는데, 그 일들이 끝날때까지는 잘 된 것인지 아닌 것인지 판단을 하면 안된다는 걸 새삼스럽게 배웁니다.
전화위복이 된 헤프닝들
한국에서 출발할 때 항공편이 바뀌어서 항공사에 전화하고 확인하고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오전 10시 출발이 그 다음날 새벽 2시로 바뀌었는데 부산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오전 7시를 타야한다는 거죠. 공항에서 18시간을 대기하라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답니다. 우여곡절끝에 오후 2시에 출발하는 항공으로 변경이 되었고, 그나마 공항에서 다섯시간을 기다려서 탑승을 했죠.그런데 이런....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가 되었군요. 항공편이 바뀌지 않았으면 좁은 이코노미에서 다리도 펴지 못하고 12시간을 왔을 텐데, 이런 행운이 있을까요. 덕분에 다리 쭉 펴고, 와인 서비스 받아가면서 파리로 날아왔습니다.
이런 황당한 일이 또 있었어요. 몽생미셸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프랑스공무원의 파업으로 타야하는 TGV가 취소된 거에요. 몽생미셸에서 그걸 확인하고선 TVG를 타아하는 렌까지 오는데 얼마나 전전긍긍했는지. 다른 기차가 있을까, 버스라도 있을까, 없으면 국제운전면허증 가져왔으니 렌트라도 하자.. 남편과 그렇게 하면서 걱정이 태산이 되었었죠. 기차역에 도착하니 SNCF(프랑스철도청)직원들이 응대를 하고 있는데, 예정보다 20분 늦은 TVG를 타면 된다고 합니다.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변경된 TGV를 탔는데, 몽생미셸에서 만난 가족팀이 1등석이 비었다고 그 곳으로 가자네요. 덕분에 넓은 TGV 1등석을 타고 호강하면서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TGV일등석 모습이에요.
여행을 통해 발견하는 나의 본 모습
함께 여행하는 남편이 제게 많은 이야기를 해줍니다."너 보니 이럴 때는 이런 표정이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표정이나 말투가 어떻다" 등등. 함께 하루종일을 붙어있다보니 이런저런 것이 보이나봅니다.
사실 그렇죠. 모두 자신이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투로 사람을 대하는지 모르죠. 남들은 뒤꼭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죠. 당연히 제가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투로 사람들을 대하는지 모릅니다. 제 얼굴을 제가 볼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남편의 말 한마디가 참 고맙습니다. (물론 때로는 좀 귀찮기도 합니다. ㅋㅋ)
오랜 직장생활 동안 알게 모르게 익숙해진 태도와 표정이 있습니다. 그렇게 훈련이 되어왔고, 그렇게 행동해야 했으니까요. 아마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하지만 무시당하지 않을 정도로, 조금은 잘난 척을 하는 등등. 하지만 여행에서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런 태도가 필요한 일은 많이 없지 싶습니다. 그렇게 꾸미고, 자신의 모습을 숨기면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니까요. 힘들다고 하면서도 꾸역꾸역 그런 모습으로 살아왔죠. 이번 여행동안 지금까지 모습에서 좀 벗어나고 싶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군요. 평소와는 다른 환경, 사람들, 상황이니 조금은 더 진솔한 제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해봅니다. 또한 이것도 이번 여행에서 기대했던 바니까요.
아직 여행 기간이 한참이나 남았기 때문에 어떻게 이번 여행이 끝날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하나 변하지 않을 것은 여행 전과 후의 제 모습은 많이 달라질 것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행의 끝무렵이 많이 기다려집니다.
마지막 덤으로 몽생미셸의 흔하디 흔한 사진 한 장 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