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고 내가 왔던가>
우뚝 선 등대조차 휘몰리는 하늘가를
큰바람에 벋대어 나는
갈매기 몇, 뭘 얻으려
제자리 날갯짓에 힘겨워하는 거기
방파제를 넘다 젖어 고이는 어둠 속에 여태
섰다가
한 번 대놓고 들이닥친 너울에 놀라 얼떨결에
마주친 산마루엔 어슴푸레
눈썹달 하나 걸리고 다시 돌아서면
물위에도 일렁이는군, 속절없이
죄 된 사랑 한 움큼 쓸려 갔으면
하는, 파도의 뒤꿈치를 밟고
지워진 수평선너머로 가는 눈가에, 이
황망함을 핑계로
시린 눈물 고인 듯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