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기 속에 한파경보가 다시 내려진 오늘도 봄을 기다리시겠지요?
사흘 전 님의 글 '오빠의 봄날'에 대한 저의 댓글에 대한 님의 댓글에서 물으셨습니다. 기다리면 봄이 오느냐고.
TV속 피겨경기를 보다가 거실 창을 흔드는 바람소리에 창밖을 보았습니다. 그렇잖아도 시린 대지를 삭풍이 꽁꽁 얼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흔들이는 목련 가지가 눈길을 끕니다. 문을 열자,
"벌써 봄이예요." 라고 가지들이 말합니다.
에는 듯한 날씨지만 줄기에는 물이 오르고 이내 봉오리를 터트리려는지 부풀고 있습니다.
봄을 품은 이들은 그 계절을 맞이하고 온세미로 봄에 살겠지요. 그러나 대부분 봄을 기다린다고 말하는 이들은 거반 계절이 지난 즈음 바람에 흩날리는 개나리를 보며,
"이렇게 더운 걸 보니 봄을 건너 여름인가봐." 라고 말할겁니다.
기다렸다지만 봄의 뒷모습만 보게 될 수도 있고, 늘 가슴에 품고있다가 마중할 수도 있겠지요. 마치
시의 소망을 간직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정 시인께서 권하셨던들 제가 시인이 될 수 없었을 것처럼.
막무가네로 우기자면, 봄은 벌써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몽우리를 앓는 목련에게도 그렇고, 그 모습 보며 봄처녀마냥 설레는 제 가슴 속에도---
목련과 눈을 마주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으려니,
"아빠 추워. 문 좀 닫어." 하고 아들 녀석이 소리 지르는군요.
아이고, 저도 코가 좀 맹맹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