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사무실에 들어서려다 난감했습니다.
밤새도록 천둥 번개와 함께 쏟아진 빗줄기가 버거웠던지
알차게 맺혔던 과실들을 여기저기 떨군체
앵두나무가 누워버린 겁니다.
힘겨워 누워버린 앵두나무도 딱하지만
이몸도 오갈 수 없어 잠시 어찌할 바를 고민하다가
이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바람에 날려 혹은 새똥에 묻어 이 작은 정원을 찾아왔지만
화단 내에 들지 못 하고 돌틈 새 뿌리를 내렸는데,
이번 비에 힘을 얻어 꽃을 피운 모양입니다.
잠시 생각해 보니 나의 게으름이 이 꽃을 살린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억세보이는 녀석의 존재를 눈치채고 뽑아버리려다가,
'조금 귀찮군. 이 아이도 살자고 피었으니 살만큼 살라고 놔두지 뭐.' 했던 것인데
꽃을 피운 겁니다.
비에 젖은 꽃송이 아래 봉오리가 하나 더 맺혀있으니 곧 예쁘게 열릴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누워버린 앵두나무를 어찌할고...
대략난감입니다.
P.S. 이 글조차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화단 옆 벤치에 앉아 쓰고 있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