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TV 프로그램에 혹해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패키지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홍콩과 마카오를 한 번에 다녀 올 수 있는 상품을 선택했습니다. 이른 아침 인천공항에 내려 지정된 장소로 가니 여행사에서 모든 일정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어 처음부터 편했습니다.
홍콩에 내리자 가이드가 친절하게 안내하며 식사부터 준비했더군요. 그저 유치원생들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셨을 홍콩의 야경이나 정상까지 오르는 빅토리아피크 트램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며 성룡이 산다는 동네 아래 해변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저만치 어쩐지 낯익은 얼굴이 다가오는 겁니다. 그런데 제 시력이 썩 좋질 않습니다. 그래서 잘 못 본 것이겠지 했지요. 여기가 종로나 강남역 부근이라도 어려울텐데 이역만리 골목길에서 아는 사람이라니... 했는데, 그 얼굴의 주인이 손을 흔드는 겁니다. 그러더니,
"형, 여긴 어쩐 일? 아- 관광왔구나." 하는 겁니다. 대학 후배인 지현이 였습니다.
"어, 넌 어쩐 일이야? 교수는 이렇게 놀러 다녀도 월급 받을 수 있는 거야?" 했더니,
"아, 교육대학원생들이랑 졸업여행 왔어요. 형은 가족들이랑 왔어요?" 하는 겁니다.
"그래, 애들이랑 왔지. 그런데 세상 참 좁긴하다. 여기서 널 만나다니. 시간되면 한 잔하자."
"그래요. 지금은 좀 그렇고 이따가 봐요. 어디 머무르고 있어요?"
"나? 판다호텔. 넌?"
"저도요."
"이거 뭐야. 한국 사람은 죄다 거기 머무는 거야?" 하고, 헤어지자마자 역시 그 후배를 잘 아는 친구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홍콩에서 지현이 만났다. 정말 세상 좁지?"
그러자 답이 왔습니다.
"홍콩반점? 니들끼리 놀기냐?"
세상 참 넓은 듯 좁습니다. 홍콩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더우기 같은 호텔에 머물렀습니다.
오늘의 교훈: 착하게 살자. 언제 어디서 나에게 섭섭한 이를 만나게 될 지 모르니.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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