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 이야기

hansangyou(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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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두 친구가 이 시골까지 찾아왔습니다.
대학 동기들인데, 한 친구는 20대에 사업을 시작해서 탄탄한 기업을 일구었고
다른 친구는 청주에 있는 대학의 국문과 교수입니다.

사업을 하는 친구는 안동이 고향으로 과수원집 아들입니다.
학창 시절 방학 때 놀러가면 과수원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막걸리를 마시면서 속으로 엄청 부러웠습니다.
사과들이 영그는 이렇게 너른 과수원을 물려받아 좋은 공기 마시며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이 친구 강남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린시절 부모님을 도우면서 결코 농부가 되고 싶지 않았답니다.
우리가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이 고된 노동이라는 겁니다.

교수가 된 친구는 서울 유명 대학의 교수님 자제이고 둘도 없는 서울 친구입니다.
줄곧 서울에서 성장해서 도심에 있는 중. 고교를 졸업했고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녔으니 영락없는 서울 사람입니다만
박사 학위를 받고 초청받은 대학이 청주에 있어 지방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서울내기로 초.중.고.대학까지 서울에서 마치고
직장 역시 서울에 있어 줄곧 서울서 살았지만
십여 년 전 도시의 삶에 지쳐 시골로의 이사를 결행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때 촌티가 흐르던 친구는 강남 사람이 되고
종로통을 주름잡던 친구는 지방 사람이 되고
서울 토박이인 전 시골 사람이 된 것 입니다.

그래도 한결같은 건
스무 살에 만나 뜻이 맞았던 우리가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강남의 아이들인 사업가의 아들 딸과
지방 도시에서 성장하는 교수님의 쌍둥이들과
지금 시골에서 커가는 내 아들이 또 어떤 삶을 꿈꿀지
즐거운 이야기 판이 벌어집니다.

오늘 참 행복합니다.

친구1.jpg
두 친구가 아름다운 강둑길을 앞서 걷습니다.

친구2.jpg
점점이 구름 떠가는 하늘이 참 맑습니다. 5월에 보는 가을 하늘입니다.

세 친구 이야기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