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올라 죽을 듯 내려왔군2

hansangyou(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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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한 산길을 땀을 쏟으며 오르자 다시 예쁜 팬션들이 보이더니 숨이 턱에 걸릴 즈음 갈래길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호명호수' 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드디어 정상이다.

호명산 봉우리 중 하나에 건설된 호수는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상당히 아름답다. 건너편 또 다른 정상은 하늘에 닫고 계곡과 계곡 사이가 눈이 부시게 푸르다. 호숫가를 거닐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누워버렸다. 술기운이 증발하면서 허기가 밀려온다.

산 아래 두부집에서 식사하기로 하고 내려갈 때의 쾌감을 가늠해 본다. 가능한 브래이크의 도움을 받지않으리라 다짐한다.

출발!
정말 신이 난다. 머리카락 흩날이며, 얼굴과 가슴으로 바람을 가르 듯 질주한다. 오를 때의 땀방울은 짜릿함으로 보답한다. 코너링을 만끽한다.

와우- 2시간 오른 길을 10분만에 내려왔다. 놀이동산의 그 어떤 롤러코스터보다도 짜릿하다.

마을 어귀 두부집에 자전거를 세우고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다듬으며 친구를 기다린다. 이녀석 좀 늦는다. 속으로
"얘는 스릴을 과도하게 제한하는군." 하는데, 멀리 친구의 모습이 보인다. 생각보다 천천히 다가오는데 자세가 어쩐지 이상해 보인다. 멈춰서자,
"야, 조금 더 신나게 내려왔어야지." 하는데, 구두를 보여준다.
뒤축 안쪽이 거반 달아 빵구가 날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탄내가 나는 것도 같다.

"처음엔 날랐었지. 그런데 중간쯤에 브래이크가 나갔어. 할 수 없이 뒷바퀴를 구두로 조이면서 겨우 내려왔다. 죽는 줄 알았어."
개구리처럼 엎드려 두발로 브래이크를 대신하는 친구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거참, 죽어라 올라 죽을 듯 내려왔군!

자전거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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