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마을의 추억2

hansangyou(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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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가 힘겹게 오르는 고갯길을 넘어 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금정산아래 구릉지에 개간된 논밭을 뜰삼아 평상을 펼쳐놓은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어서 오세요." 주인 아주머니께서 반갑게 맞아 주시는데, 마당에서 닭들이 노닐고 있었습니다. 평상에 걸터앉으면서,
"막걸리 주십시요." 하고는 별 뜻없이,
"이 녀석 토실토실하네요. 안주로 제격이겠습니다." 했더니,
"그러실레요?" 하시더니, 바로 쫓아가십니다.
허참... 눈앞에서 날개쭉지를 휘어잡혀 버둥거리는 녀석을 보니 썩 마음이 좋지는 않네요.

때맞추어 잘 익은 막걸리가 닭이 나오기도 전에 몇 순 돌았습니다.

서로를 소개하고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재미있는 커플입니다.
사내는 서울 Y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었고, 숙녀는 진주시에 소재한 K대학 졸업반이 었는데 산에서 만났답니다. 아주 먼 거리를 오가며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시간이 나는대로 이름난 산들을 순례하며 데이트를 한답니다.

산채와 백숙을 안주로 몇 주전자를 비우려니 또 한가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집니다.
젊은이 한쌍이 들어오더니 막걸리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가져간답니다. 그 당시 산성 막걸리는 요즘 볼 수 있는 패트병 막걸리가 아니라 묻어놓은 독에서 길어내 주전자로 따르는 말하자면 대폿집 스타일이었기에 주인 아주머니께서 주전자째로 들려 보내시며,
"다음 팀은 물통이라도 가져와." 하십니다.
"저사람들 다시 온답니까?" 했더니,
P대학 산악부에서 등반을 오면 저렇게 둘씩 짝지워 막걸리 심부름을 내려보내는데 밤이 늦도록 계속된다는 겁니다.
"그럼 저 학생들이 산으로 올가가는 건가요? 밤엔 위험할텐데..." 했더니,
동행한 사내가 P대학 산악부는 이런 방식으로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느즈막이 알딸딸한 상태에서 막걸리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아리따운 숙녀께서 마을 진입로인 고갯길을 걸어서 올라가고 싶다는 군요.

산성마을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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