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이런 짓 해!

hansangyou(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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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y

서너 살 무렵, 아들 녀석이 너무 개구져서 애엄마에게 야단을 맞곤 했지요.

마당에 앵두나무를 한 그루 심었더니 그걸 따먹겠다고 큰 줄기를 부러트리고, 문이 잠겼다고 그 나이에 담을 넘다가 코가 깨지던 녀석입니다.

하루는 물장난이 신났던지 도를 넘고 말았습니다.
친구들을 불러들여 마당을 온통 물바다로 만든 것도 부족해서 집안까지 질퍽하게 만든 겁니다.

퇴근해보니 녀석이 엄마에게 혼이 나고 있습니다.
"이거 다 어쩔거야? 니가 다 딱고 정리해."
"... ..."
"어쩜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어. 집이 수영장이니?"
"... ..."
아빠가 아끼시는 화분을 엎었으니 어쩔거야?"
"... ..."
드디어 그 아빠가 들어서며,
"집안이 왜 이래? 수도라도 터졌어?"
"아들에게 물어보셔 뭔 일이 있었는지."

분위기를 보니 이 녀석 또 사고를 치고 벌써 한 바탕 혼이 나면서 몇 대 맞은 것 같길레 적당히 겁주고 마무리하려고 애엄마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너 이 자식, 또 이런 짓 할거지?" 했더니
이 녀석이 훌쩍거리면서,
"네..." 합니다.
"한 번만 더 이런 짓 해." 했더니
겁에 질려 눈물을 뚝뚝 떨구며,
"네..." 합니다.

애엄마는 화가 나 있는데 난 웃음이 터질 것 같아 화장실 가는 척 밖으로 나와 한참을 웃었습니다.
이 녀석 장난은 짓궂어도 아직 아빠 말의 뉘앙스를 이해하긴 어렸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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