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한 상 유
높은 음조로 날으려던 가지 하나
털썩 주저앉아
언 땅 쪼던 시린 멧새 가슴 깊이 퍽 박히더니
붉은
혓바닥 같은 울음 찢겨 갈가리
서편 하늘로 스민다
또 한 번
허한 가슴 쪼을 듯, 따- 악
울더니
즉, 꽃인 가지 하나
백조처럼 목을 꺽는다
창백한 겨울의 꽃밭
향기는 매섭다
몇 해 전 겨울 오대산자락에 머문 적이 있습니다. 발목까지 눈이 쌓이고 나무마다 눈꽃이 피었습니다.
어둠이 짙어진 후 적막한 밤하늘을 마주하고 섰는데 , 따-악 하고 가지 하나가 부러집니다.
그 소리는 제 가슴에 퍽 박히고, 울림이 되어 서쪽 하늘로 오릅니다.
꺽이는 것 혹은 견딜 수 없는 자의 절규가 섬짓하고 소름이 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