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랑하는 이와 청평 호수가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잊었지만 그날 밤 엄청 다투고 새벽, 그녀는 혼자 떠나 버렸습니다. 그 아침에 쓴 시입니다.
흐린 하늘
지난 밤
호수가 비를 머금어
소슬한 새벽길
물안개 터진 틈새
조급한 햇살 오르던지
마르지 않은 바람 거스르며 떠났건만
산 그림자 드리운 아침나절
호명산 기댄 모습 찾아
서성이다가
여울 부딪는 선착장 모퉁이에
발을 담그고
너울가지 없이 턱을 괸다
아, 지난 번에 말씀드렸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지금 그녀와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