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지 싶은 눈이 많이도 내렸습니다.
소복이 쌓인 눈길을 걸어 전철역에 들어섰습니다.
예고도 없이 변경된 시간표 탓에 플랫폼에서 넋없이 30분을 기다렸습니다.
지척인 호명산은 눈안개에 가렸지만, 싸구려 커피 한 잔과 함께 그 모습을 그려 봅니다.
친구들과, 사실 목적지도 정하지 않았으니 어디로 향할지도 미지수인 겨울 여행을 떠납니다.
일단 잠실에서 두 친구와 합류한 후 청주에 들러 또 한 친구를 태우고 동해안으로 향할까 합니다.
9시를 넘어서자 전철역사 지붕 위에서 봄눈 녹은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낙숫물 소리가 비 온 후만큼이나 애틋합니다.
전철이 출발하고 터널 하나를 지나자 아직은 눈이 녹지 않은 북한강변이 펼쳐지는데 물안개가 자옥이 덮여 적막한 듯 아름답습니다.
스치는 풍경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창틀에 걸립니다.
대성리역에서 시원찮은 스크린 도어가 말썽을 일으킨 사이 열린 출입문 사이로 키 큰 강변 침엽수 위에 피인 눈꽃에 맘을 빼았겼습니다.
눈길을 나섰건만, 오창 휴게소 부근에 이르자 눈자취조차 찾을 수가 없군요.
청주에서 친구를 태우고 외각에 있는 맛집을 찾아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가마솥에서 오르는 김을 봤을 뿐인데 벌써 맛있습니다.
주인장이신가 봅니다.
이리로 들어가겠습니다.
국물은 진하고 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소머리 곰탕입니다.
톨게이트 부근 맛집 이름이 나루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