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휘날리니2

hansangyou(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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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사직서를 내던지고 부산행 밤차에 올랐습니다. 새벽 부산역에 내려 나름 깔끔을 떠느라 목욕탕에 들러 씻고 태종대로 향했습니다.

입구에서 아침식사겸 실업자답게 해장술 한 잔 하고 등대를 향해 가는데 해당화 붉은 꽃잎이 뚝뚝 떨어집니다. 누가 내쫓은 것도 아닌데 괜스레 서러워집니다.

지금은 멋진 계단이 되어 오르내리기 수월하지만 그때는 경사진 오솔길을 따라 자살바위까지 내려갔습니다.

고소공포증을 가져 바위절벽이 두렵긴 했지만 엉금엉금 기어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습니다.

검푸른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로 부서집니다. 이 또한 왠지 서럽습니다.

시를 썼습니다.

<태종대 조가비>

바위
네 발등이라도 보듬자고 철-썩
파멸하는
그리하여 멍빛 가슴으로 깊은
바다. 그
골수의 파편. 그
의 꿈

눈물처럼 살이 마르고
끝나지 않은 사연을
온몸에 새겼다

이 시를 쓰던 날처럼 오늘도 그길엔 해당화 붉고 바람이 선선합니다.
여전히 고소공포증을 느끼며 난간에 기대지만 섧지는 않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태종대 길을 따라 떠나보낸 청춘과 걸어갑니다.
하나도 슬픔없이 휘파람 불며...

해당화.jpg
흐린 하늘에 붉은 물이 들 듯 합니다.

계단.jpg
아름다운 계단길이 등대로 이어집니다.

절벽과 배.jpg
절벽아래 한가로이 유람선이 오갑니다.

절벽1.jpg
전설을 간직한 바위입니다.

등대.jpg
등대

길.jpg
떠나보낸 청춘과 걸었습니다. 하나도 슬픔없이 휘파람 불며...

다누비기차.jpg
촌스러운 관광객이니 전망대까지 타고 갔습니다.

봄바람 휘날리니2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