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장한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왠지 빗속을 거닐고 싶어져 5분 걸리는 출근길을 마다하고 돌아갑니다.
요 며칠 그리 짙던 아카시아 내음도 옴팍 젖어 옅어진 길가엔
한 뼘이나 훌쩍 커버린 관목들이 머금은 밤비가 부담스럽던지
고개 숙여 뚝뚝 녹음을 흘립니다.
얼마 걷지 않아, 참으로 소박한 밭뙈기를 만났습니다.
지난해 주제넘게 수십 평 밭을 일구다가 실패했던 제 눈에 꼭 드는,
한 뼘의 포실한 모퉁이 밭입니다.
족한 줄 알았더라면
요만큼, 딱 요만큼만으로...
갑자기 도전의 의지가 되살아납니다.
설레임을 만난
상큼한 빗속의 출근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