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는,
'오솔길을 걸으며
말을 하지 않으리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만이 솟아오르는군.'
노래합니다.
말없이
생각도 하지 않으려 아직
가을이 어설픈 이길을 걷지만,
꽃의 이름, 마른 나뭇가지, 겨울 나그네,
고독의 끝, 갈까마귀의 노래...
약수터 가다가
약수터는 까맣게 잊었습니다.
<약수터 가는 길>
갈빛 바람 등 떠밀고
이른 햇살 다사로이 이끄는 대로
이르러
까마귀 떼 먹골 높은 하늘을 날고 싶어 날고
울고 싶어 울다가, 배
떨어진 줄도 모르는 걸 굳이
날 반긴다 생각하지
이 길 끝에서 시원한 샘물에 목을 축이고
돌아오는 길, 밤 몇 톨 주워
주머니가 불룩할 때 즈음
이 길이 내 길이요
한 번
우겨보는 거지
저의 시집 [영등포의 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