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마을의 추억1

hansangyou(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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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시절 밤새워 개똥철학을 논하고 또 유일한 제 음악의 열열 후원자였던 친구가 있습니다. 주말이면 밤새워 나누던 논쟁이 주중에 편지로 이어지기도 하고, 방학이면 함께 살다시피 하던 친구는 하고 싶다던 철학의 꿈을 접고 엉뚱하게도 원자력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보고 싶어 부산엘 왔습니다.

조금 서둘러 퇴근한 친구와 해운대 인근 횟집에서 한 잔하며 오랜 만에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바닷가 포장마차에서 마무리를 한 후 근처 숙박시설에서 함께 잤습니다.
다음 날, 피치 못할 업무가 있었던 친구가 출근을 해야 해서 저녁에 다시 보기로 하고 떠난 후, 혼자 남아 샤워를 하며 하루 종일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그저 막연히 바닷가를 걸어 보자고 나섰습니다.

해장을 먼저 할까 산책을 하고 먹을까 고민하며 걷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습니다.
"실례지만 서울서 오셨지요?"
고개를 들어 보니 키가 훤칠한 사내와 아리따운 아가씨가 저를 보고 웃고 있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만 저를 아십니까?"
"아닙니다. 우리 둘이 여행중인데 근처를 걷다가 우연히 여관에서 나오시는 걸 보았습니다. 뭔가 깊이 고민하시던데..., 어쩐지 함께 해장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 ..."
뭐라 해야할지 몰라 잠시 망설이는데,
"조금 의아해 하시는 것 같은데, 그냥 분위기가 글을 쓰시거나 음악을 하시는 분 같고 함께 하면 어떨까 해서 물어 본 겁니다."
"그래요? 두 분이 연인이신 것 같은데 제가 방해가 되진 않겠습니까?"
"저흰 일주일째 함께 하고 있어서 괜찮습니다. 함께 하시겠습니까?" 하더니,
기왕이면 산성마을로 막걸리를 마시러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합니다.

마중에 알게 되었지만, 사내는 대학원생이고 숙녀는 대학 졸업반인 연인으로 졸업여행을 핑게로 둘만의 여행을 즐기고 있었지요.
어찌되었건 그리 나쁘지 않은 제안이어서 함께 산성마을로 향했습니다.

산성마을.jpg
NAVER IMAGE 제가 갔었던 건 아주 오래 전이어서 마을이 많이 변했나 봅니다. 전에 없던 대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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