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계속되던 혹독한 추위가 멈추고, 오늘 서울에는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따뜻해진 날씨 탓인지 갑자기 걷고 싶어져서 지하철역까지 걸었습니다. 평소에도 자주 걸어다니지만 요몇일 살을 자르는 듯한 추위때문에 그러질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상쾌한 공기와 폴폴 날리는 눈을 보니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미세먼지는 없었겠죠?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많은 것들이 눈에 띕니다. 반짝이는 네온간판, 불빛이 반사된 유리창, 그 안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어제는 눈이 왔으니 우산을 쓴 사람들, 눈을 즐기는 사람들, 눈을 치우는 사람들,담배피는 택시기사 아저씨 등등 사진 찍을 소재는 넘쳐나는데 저는 똥손이라 아름답게 담지를 못합니다. 귀동냥 눈동냥으로 배운 건 있어서 핀은 맞출 수 있는 정도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어제같은 날에는 더욱 그렇죠.
"Your first 10000 photograghs are your worst." Henri Cartie-Bresson
그 유명한 브래송님께서 남기신 명언입니다. 그의 말을 믿기 때문에 항상 마음에 새기며 매일 사진기를 들고 나갑니다. 10001번째 사진이 최고의 사진은 아니겠지만 10000번째 사진 보다는 낫겠죠.
사람마다 추구하는 사진이 정말 다양한 것 같습니다. 다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카테고리에서 어제보다는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유랑하는 방랑객 느낌입니다. 사진을 보다보면 도끼로 뇌를 가르는 듯한 충격을 받는 사진이 있습니다. ('책은 도끼다' 라는 책이 있죠.) '어떻게 이렇게 기발하고 재미있고 궁금하게 만드는 사진을 찍었지?' 라는 느낌입니다. 그런 사진은 오래 보고 있게 되는데, 100이면 100 그 사진안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있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수 많은 사진 속에서 각자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느낌이 좋습니다. 그런 사진은 질리지 않고 항상 신선한 자극제가 됩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도 누군가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언젠가는 금손이 될 날이 오겠죠.
눈이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쓴 사람들이 멋진 장면을 연출합니다.
혼자서 열심히 눈을 치우고 계시던데 눈이 오는 날을 싫어하겠죠. 쌓인 눈과 한판 벌일 기세네요.
내린 눈이 길 위에도 자동차 위에도 살짝 내려 앉았습니다. 사진을 보니 따뜻한 국물에 소주 한잔 하고 싶네요. 그래서!!! 약속을 잡았답니다.
쌓인 눈 때문에 청소부 아저씨들도 힘이 드시겠습니다. 손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이 왠지 좀 위태로워 보입니다.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퇴근길 되시길 바랍니다. 전 약속이 있어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