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angeul입니다. 오늘은 '죽어도 안 바뀌는 나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제목을 보시고는 어떤 글일 것이라고 예상이 되시는지요? 한 번 생각하신 후 글을 읽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어제였나요? 충북 제천에서 큰 화재가 일어나 아까운 생명이 희생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특히 한 가족 삼대가 한꺼번에 피해를 본 사례도 있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뉴스를 보면서 화도 났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 나라는 죽어도 안 바뀌는 나라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발전을 '국민의 피와 죽음'을 통해 이룩한 것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합니다. 일제강점기를 밝힌 수 많은 애국지사 분들과 과거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신 분들이나 노동 운동을 한 전태일 열사 같은 분들, 그리고 이름없는 수 많은 국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죽음을 통해 바꿔오고 지켜온 나라가 이 나라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시대의 거대한 장벽에 스스로를 기꺼이 내던져 희생하면 뭐라도 바뀌는 게 있었습니다. 그 고귀한 죽음을 양분으로 삼아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누군가가 스스로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지며 간절하게 외친 메시지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즉, '누군가가 죽어도 안 바뀌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어쩜 이렇게 그대로일까요. 정말 '죽어도 안 바뀌는 나라'입니다.
독립운동을 한 아버지를 둔 80대 할아버지가 분신을 한 것은 뉴스 기사 하나로 남아 검색될 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안타깝고 슬픈 사건 이야기를 또 다시 언급하게 되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만 이번 제천 화재 사건의 피해를 줄일 수는 없었던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뉴스 보도를 통해 들어서 아시겠지만, 지난 2015년에 의정부에서 아파트 화재 사고가 발생해 큰 피해가 생겼던 사건이 있습니다. 그때 피해가 컸던 이유는 '드라이비트'라는 외장재가 화재에 너무나도 취약하고 연소시 너무나도 많은 유독가스를 내뿜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에 2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목숨이 사그러진 사건이 일어났지만 그 2년 동안 바뀐 것이 없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어제의 사건입니다.
이제야 정치권에서는 '입법적 대안'을 강구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의정부 화재에서 5명, 두 번째 제천 화재에서 29명, 도합 34명의 목숨 값을 치르고서야 뭔가 행동에 나서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의정부, 제천 화재 사고는 '우리 사회가 사람을 얼마나 가치있게 여기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과거에 비해 사람 목숨값이 땅에 떨어져 버렸다고 봅니다. 법 하나를 만드는데 34명의 소중한 목숨이 희생되어야만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비단 이 사건뿐만이 아닙니다. 올 한 해 고속버스와 관련된 교통사고로 아까운 목숨을 잃은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고속버스를 타고 울산에서 집으로 오는데 안전벨트를 한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버스 기사님은 승객들에게 최소한의 안전 지침을 말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많은 대형 사고들은 앞서 있어왔던 사고에서 발생한 고귀한 생명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교훈을 얻지 못하고 무언가를 바꾸지 않아 왔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사람의 목숨보다 돈이, 당장의 사태 수습이, 책임 모면이 더 중요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뿐인 목숨을 내던져, 하나 뿐인 목숨을 희생당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드러낸 분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고도 대충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어떤 노력이나 행동을 해 온 것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제 스스로를 바꾸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시민이라는 한계를 가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할 때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의 목숨을 희생하여 얻은 교훈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자 큰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서 고속버스를 탔을 때 저 혼자서만 안전벨트를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글을 쓰면서 '아 그때 기사 아저씨께 안전벨트 매야 한다고 왜 말씀 안하시는지 여쭤볼걸'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랬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까하는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 목욕탕에 가면 비상구는 어디에 있는지 한 번쯤 물어 볼 생각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비상구가 어디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주인 분도 안전에 대해 조금은 더 신경쓰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면 참 귀찮고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말이죠. 저도 그렇게 무관심하게 살아왔습니다만 앞으로는 좀 달라지려고 합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이지만 누군가가 그 귀찮고 피곤한 일에 관심을 가져 더 좋아지고, 또한 바뀌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그런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끝으로 '죽어도 안 바뀌는 이 나라'가 좀 바뀌어 가기를, 사람의 가치가 더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아울러, 사고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그림은 tata1님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