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켠다.
특별히 생각하지 않아도 손이 저절로 움직여 화면엔 어느새 노란색 메신저가 떠있다.
간밤에 메시지 온 게 있나 확인 후 자연스럽게 뉴스 기사를 확인한다.
'취업난에 고통받는 청년들', '인구절벽 시대가 온다', '국민연금 조기 고갈' 등 좋은 소식은 안보이고 온통 문제만 있다.
문제 투성이다.
이래서 우리 사회가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했구나, 납득한다.
그리고 또 생각한다.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한 게 수년인데, 어째서 해결되는 문제는 안 보이는 거지?
뭔가 잘못됐다.
문제가 많은 사회에선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맞는 말이다.
문제가 많으면 빨리빨리 해결하는게 맞다.
‘빨리빨리’란 말을 달고 사는 한국인들이 문제해결 능력을 중요시 여긴다.
그럼 문제들이 빨리 사라져야 할 것 같은데, 어째서 현실은 여전히 문제 투성이일까?
다음 사례를 보자.
오래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이야기다.
낡아서 속도가 너무 느린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주민들의 불평이 이어졌고, 반상회에서는 빠른 엘리베이터로 교체를 위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관리인이 의문을 제기했다.
“속도가 문제라기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문제 아닐까요?”
관리인은 엘리베이터 문 앞과 속에 거울을 부착했고, 주민들의 불평은 서서히 사라졌다.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부착하게 된 실제 에피소드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해결방법이 달라졌다.
속도가 문제라 보면 빠른 엘리베이터로 교체하는 해결방법이 나오고, 시간이 문제라 보면 시간을 의미 있게 쓰는 해결방법이 나왔다.
문제해결 능력은 어디서 발휘되는가?
또, 다음 사례를 보자.
2002년 월드컵 이야기다.
우리는 월드컵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었다.
그 당시 사람들은 모두 우리나라 축구의 문제점으로 ‘기술’을 꼽았다.
그래서 기술로 유명한 유럽에서 히딩크 감독을 데려왔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체력’으로 보고,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많은 논란이 일었다.
유럽 감독에게 기대했던 건 ‘체력’이 아니라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기술을 외칠 때 히딩크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국 축구가 정신력과 체력이 강하다고? 부족한 건 기술이라고? 천만에. 한국 축구선수들의 기술은 현대 축구를 치르기에 충분하다. 양발을 이렇게 잘 쓰는 선수들이 얼마나 있는가. 오히려 이를 악물고 뛰는 투지만을 정신력이라고 말하는 것과 90분 동안 쉴 새 없이 뛰지 못하거나 자신이 가진 체력을 효과적으로 분배해 쓰지 못하는 ‘체력’이 한국 축구의 ‘진짜 문제’다. 붕대 두르고 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월드컵이 끝나고, 히딩크 감독은 국민영웅이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짜 문제’를 찾는 게 먼저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면 해결방법은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