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4월11일,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화려한 입담으로 주목받은 그는, 지난 5월27일 디지털 싱글 ‘E.N.C’를 발표한 후, 6월1일 KBS ‘뮤직뱅크’에서 데뷔무대를 가졌다.
그리고 6월6일, 축구관련 인터넷 방송 BJ ‘감스트’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이사배’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직후와 비슷하게 ‘감스트’에 대해 많은 기사들이 쏟아지고, 그의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목하는 사람보다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기사에 가장 많은 공감은 받은 댓글은 “개인방송으로 좀 유명해진 일반인이 방송에 출연하는 게 이상하다”, “이런 식으로 다른 BJ, 유튜버들이 방송에 나올 것을 생각하면 답답하다”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이었다.
사람들은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 걸까?
일반인이 연예인처럼 주목받는 상황을 걱정하는 걸까, 연예인의 영역이 일반인에게 침해당하는 상황을 걱정하는 걸까?
‘이사배’와 ‘감스트’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개인을 걱정하기 보다는 현상을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즉, 전문 TV 출연자인 연예인의 영역에 초보자인 일반인이 출연함으로써 방송의 질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그런 반응을 충분히 공감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미 누구나 쓸 수 있는 상황이니까.
어느 순간부터 자극적인 제목과 그럴듯한 표지로 눈을 흐리는 책들이 많아졌고, 책을 보고 후회하는 경험이 늘어났다.
비슷한 구성과 흐름, 같은 틀로 찍어낸 듯한 책들.
방송도 비슷하지 않을까.
얼마 전 강연에서 만난 사업가에게 재미난 얘기를 들었다.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본인 사업을 하고 있다는 그는, 본인의 경험을 살려 아이들 교육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다.
책을 써본 경험이 없어 ‘책 쓰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작가에게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그 수업에서 배운 것은 자극적인 제목을 정하고, 흥미로운 목차를 구성하는 방법이었다.
자기가 쓰고 싶은 구성을 들고 가면, “이런 건 안 팔린다”며 몇 가지 팔리는 구성을 예로 들며, 다시 써오라고 했다.
비싼 수업료가 아까워 꾸역꾸역 제목과 목차를 완성했지만, 결국 그만두고 나왔다.
수업료는 천만원이었다.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전문가가 있다.
그들은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범위 내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가진다.
일반인이 전문가의 영역에 들어가면 절대적인 지위에 눌려, 전문가의 의도대로 행동하거나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의 영역에 많은 일반인이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들어간다면?
책 쓰는 작가뿐만 아니라, 출판, 유통 영역까지.
출연자뿐만 아니라, 촬영, 편집 영역까지.
전문가의 룰과 방식이 깨지고, 다른 세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더 많은 ‘이사배’와 ‘감스트’를 바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