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가 이번에 취업을 못했거든. 다 떨어지더니 나한테 그러더라. 자기는 연애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얼른 취업해야 될 것 같다고. 그래서 알았다고 했어.”
그렇게 말하는 친구의 얼굴은 덤덤했다.
묻고 싶었다.
그 사건 전에 사이가 안 좋아 진 계기가 있었냐고.
그런 게 아니라면 취업이 안 돼서 헤어지기엔 너네 참 좋지 않았냐고.
7년 연애한 시간이 아깝지 않냐고.
묻지 못했다.
덤덤한 얼굴 뒤에서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같이 술잔을 넘길 뿐이었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겠다.
“뭐 하는 사람인데?”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된 건.
부모님께 친구를 얘기하면 “그 친구는 뭐하는데?”, 여자친구를 얘기하면 “뭐하는 친구인데?” 묻는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결혼 언제 할 건지, 애인은 있는지 얘기를 한다.
애인이 있는 친구에게는 거의 확정적으로 “여자친구는 뭐 하는데?”가 첫 질문이 된다.
대답을 듣고 반응은 “이야 좋겠네~” 거나 “그렇구나” 이다.
어떻게 만났는지, 그 사람의 어떤 점이 좋은지는 물어보지 않는다.
연애에 있어 두 사람의 감정이 가장 중요함에도, 그들의 연애를 감정하기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