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이었다.
여자친구와 추억을 되새기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금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처럼 아무 걱정없이 살고 싶다.”
불쑥 튀어나온 여자친구의 말에,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대답했다.
“나도.”
멍하니 노을을 바라보는 그녀를 따라, 나도 멍하니 노을을 봤다.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나는 뭘 하고 있을까?
그때처럼 친구들과 술 먹고, 게임하고,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을까?
글쎄.
지금 스무 살로 돌아가면 분명히 돈 모아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마포구와 하남시에 부동산 투자를 하고, 비트코인 채굴을 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술 마시는 친구들을 한심하게 보면서 혼자 돈을 벌고 있겠지.
커다란 건물을 갖고, 지갑에 0이 여러 개 붙은 수표를 들고 다니며, 쓰고 또 써도 자산이 늘어나는 상황이 오면, 그때서야 친구들과 술 먹고, 게임하고,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을 거다.
과거로 돌아가도 그때처럼 걱정없이 사는 건 불가능하다.
스무 살의 그때로 돌아가봐야 나는 여전히 서른 살의 나니까.
서른 살의 생각을 하고, 서른 살의 고민을 하고, 서른 살의 인생을 살 것이다.
결국 스무 살의 인생을 사는 건 스무 살의 나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스무 살의 기억을 서른 살의 걱정으로 채우기엔 너무 아깝지 않을까.
노을이 지고, 달이 떠올랐다.
내일이면 여자친구는 다시 출근을 하고, 나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낑낑대겠지.
어렵고, 불안하고, 힘든 인생이 펼쳐질 거다.
괜찮다.
만약 타임머신이 나와, 과거로 돌아가 선택을 바꿀 수 있다고 해도, 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
인생 초반부를 멋지게 이끌어 준 과거의 나에게 감사하며, 오늘을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