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생각만 가지고 이벤트 회사 문을 두드렸어요.
보통 연극영화과의 끼 많은 친구들이 오는데 어수룩한 공대생이 오니까 신기했나 봐요.
덕분에 회사 대표님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기회를 얻었습니다.
앞으로 네 번 더 면접을 볼 건데, 그때까지 단점을 고치면 무대에 서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죠.
이벤트 MC에 맞는 톤, 발음, 발성, 오디오가 비지 않게 조절하는 법, 분위기 띄우는 법.
책상 앞에서 공식이나 들여다보던 저에겐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고쳐야 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많았어요.
한달 동안 네 번의 면접을 봤고, 합격했습니다.
결국 어설프게나마 수십명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돌잔치를 진행할 수 있었어요.
수십명, 때론 수백명 앞에서 마이크 하나 들고 서기를 반년.
사람들 앞에 서도 더 이상 떨리지 않았습니다.
목표를 이루고, 취업에 집중하기 위해 그만뒀습니다.
그러면서 대표님께 물어봤습니다.
왜 저를 뽑았냐 구요.
대표님께서 말씀하셨어요.
“그냥 열심히 하길래.”
얼마 전 셔터스톡에 작가신청을 했어요.
기준이 좀 까다로워서 좋은 카메라로 찍고, RAW 파일을 가지고 보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들렸지만, 그냥 했어요.
카메라? 보정?
그런 거 모르겠고,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사진이 통과됐다는 메일이 왔습니다.
만약 제가 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고 말을 잘하고 싶다고 학원을 다니고, 책 보며 연습했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을까요?
스톡사진 판매 작가가 되려고 카메라를 사고, 보정을 공부했으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을까요?
일단 비용은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돈 벌면서 배웠으니까요.
그리고 이벤트 MC를 하면서 들었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실력은 무대에서 가장 빨리 는다.”
완벽한 준비는 마치 경력 있는 신입과 같습니다.
있을 수 없죠.
해도해도 끝이 없고, 언제나 부족한 게 준비입니다.
그럴 바엔 어설프게 실행해서 실수하고, 고치는 게 빠르고, 효과도 좋습니다.